수레바퀴 언덕 / 최창균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16|조회수477 목록 댓글 0

수레바퀴 언덕 / 최창균

수레국화 언덕 끌고 언덕 오르는 데 일년

봄맞이 언덕 끌고 언덕 내려가는 데 일년

일년은

언덕이라는 수레바퀴가 한바퀴 도는데

꼬박 걸리는 시간

언덕이 한바퀴 또 한바퀴

여름풀 겨울나무 언덕 끌고 나타난다

언덕의 수레바퀴 돌아가는 속도대로

꽃 피고 꽃 지고 나비 날고 벌떼 잉잉거린다

모든 생의 언덕은 분침초침처럼

조금 느리게 아주 빠르게 돌기도 한다

간혹 제 언덕의 바퀴에 깔린

검은 나무는 죽은 시간의 잠으로 또 한바퀴

그렇게 나도 언덕을 끌고 여기까지 왔다

내가 끌고 온 언덕이 데굴데굴

내가 탕진해버린 언덕이 데굴데굴

구르고 굴러도 언덕인 내 평생아

- 최창균 시집 <백년 자작나무숲에 살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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