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 심 훈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비가 내립니다.
여러분의 행렬에 먼지 일지 말라고
실비 내려 보슬보슬 길바닥을 추켜줍니다.
비바람 속에서 자라난 이 땅의 자손들이라,
일 년의 한 번 나들이에도 깃이 젖습니다그려.
여러분은 어디님께서 새 옷감을 매만지실 때 물을 뿌려 주름살 펴는 것을 보셨겠지요?
그것처럼 몇 만만 더 변방이 뿌리고 지나간 가면 이 강산의 주름살도 비단같이 펴집니다.
지들은 풀잎만 얼굴건진 벌판에도 봄이 오면
하늘로 뻗어 오르는 파란 싹을 보셨겠지요?
당신네 할다리에도 그 색처럼 물이 올라서
지충치듯 비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말라고 비가 옵니다.
높이 든 깃발이 그 비에 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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