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 위선환
주춧돌은 놓지 않았다 기둥을 세우고 나무새를 깎아
얹었다 기대어도 넘어지지 않으므로 새가 깃들었으므로
거처로서 부족함이 없다 볕싸라기 한 줌을 마당에
깔았다
바람이나 비를 막을 지붕이 없다고, 몸 부리고 누울
마룻장이 없다고, 등 기댈 바람벽도 달빛이 드나들
문짝도 없다고, 트집이 잦던 이웃들이 발길을 끊은 지
오래이므로
다만 조용하다 나무새는 바싹 말랐다 소리 없이 날갯짓을
한다 나도 다 말랐다 귓밥 마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한 마당 가득히 햇살이 반짝인다
- 위선환 시집 <두근거리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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