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 위선환

작성자강건너그집|작성시간26.06.17|조회수618 목록 댓글 0

솟대 / 위선환

주춧돌은 놓지 않았다 기둥을 세우고 나무새를 깎아

얹었다 기대어도 넘어지지 않으므로 새가 깃들었으므로

거처로서 부족함이 없다 볕싸라기 한 줌을 마당에

깔았다

바람이나 비를 막을 지붕이 없다고, 몸 부리고 누울

마룻장이 없다고, 등 기댈 바람벽도 달빛이 드나들

문짝도 없다고, 트집이 잦던 이웃들이 발길을 끊은 지

오래이므로

다만 조용하다 나무새는 바싹 말랐다 소리 없이 날갯짓을

한다 나도 다 말랐다 귓밥 마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한 마당 가득히 햇살이 반짝인다

- 위선환 시집 <두근거리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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