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없는 나라 / 이복현

작성자신록의 계절|작성시간26.06.17|조회수625 목록 댓글 0

우체국이 없는 나라 / 이복현



난 지금
우체국이 없는 나라로 편지를 쓴다.
아직 아프게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무백의 흰 벌판에
가슴으로 쓰는 글

엊저녁, 눈이 내린 다음으로도
빈 가지를 울리던 높바람은 여전히
흐느끼는 갈대의 울음소리로 가슴에 남아
쟂빛 하늘을 흔든다

찢어진 채 펄럭이는 깃발은
수평선을 향하여 고개를 들고 일어서고
나는 항구를 찾아 가는 표류선과도 같이
그대의 가슴을 찾아 간다

이런 날,
닿지 않는 편지를 쓴다는 건 슬프다
기대할 수 없는 답신의 편지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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