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말하지 않았다 / 서주홍
나이 스물 몇에 인생까지야
네 스스로
한 줌 흙만도 못 하다 하였으니
술잔을 채우는
너의 무거운 눈물이
희미한 백열등에 떨어질 때
참말로 너는 말하지 않았다
너의 습성이
한 둥지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네 스스로 만들어 놓은 덫에
무릎을 꿇으면서
넘치는 술잔을 거듭 비우던
너의 일기장 맨 뒷장에는
한 걸음 한 걸음
너의 숨을 조여 오는
사방 어둑한 벽 그늘이
너의 새 술잔에 무너져 내릴 때
참말로 너는 말하지 않았다
네 스스로
자신을 감출 수 없는
슬픈 술잔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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