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 갈매기 / 이상국
노분*,
늙은 괭이갈매기.
썩은 고기 먹으며 피난살이 하는 노분,
청호동 모래사장 위 6천 원짜리 집 사고
그 속에서 아들 둘 딸 셋 낳았다.
육이오 때 함포소리에 놀라
성진 떠난 갈매기 노분,
중학교도 못 마치고 쇳돌배 타던 맏이도 이젠 환갑이 가깝고
밑에 아들도 할 수 없이 뱃놈 만들었지만
- 아애비, 평생 물질해도 바다 돈이 무시기 돈이니?
손가락 끝에 담배 끼고
손자 빨래 개는 노분,
청초호 썩은 물에 날개 다 버리고 주저앉은
일흔네 살 늙은 괭이갈매기
노분
* 청호동에 사는 할머니
- 이상국 시집 <우리는 읍으로 간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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