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 정끝별
골목길 접어들 때면
쌉쌉히 감쳐오는 네 겨울나는 얘기
듣고 싶어 손안 가득히 밀려오는
내밀한 남녘 귤꽃 향기
깨물고 싶어 톡톡 여문 알맹이
골목길 접어들 때면, 눈 날리는 마음에
마치 넌
불 속 환한 돌과 같아
흩어졌다 결국은 마주치는 환한 달 속
그 깊은 속살과 속살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골목길들, 접어들 때면
아하, 벅차게 뛰어들고 싶지
아무렇게나 뒹굴며 아이참, 혀끝에 굴리고 싶지
살얼음 깔리는 골목길에서
달집의 불처럼 화악 피어나는 좌판 조생귤
너를 보면
- 정끝별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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