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 노천명
밤은 언제부터인지 안식의 시간이 못 되어
눈을 뜨고 -
올빼미처럼 눈을 뜨고 깨어 있는 밤
시계소리를 듣기에도 성가신
해초와도 같이 흐물흐물해진 영혼이여
산데리아 밑이 어두워서
나는 내 소중한 열쇠를 못 찾고
손수건같이 구겨진 오늘을 응시하며
한밤중 올빼미모양 일어나 앉아
낙하산의 현기증을 느낀다
무도회는 언제나 지쳐서들 쓰러질 것이냐
꿈속에서도 나는 맥아리가 하나도 없고
해감 속에서
한 발자욱도 옮겨놔지지가 않는다
별도 이제 내 친구는 못 되고
풀 한 포기 나지 못한 허허벌판에서
전투기의 공중선회적 현기증
장미빛 새벽은 멀다치고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