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移葬 - 박일만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22|조회수442 목록 댓글 0

이장移葬 - 박일만

 

 

한 생을 감쌌던 녹골이 무너져
누우신 자리가 무척이나 불편하셨겠다.
용서하는 법을 터득하는 중이신가,
염을 했던 허물까지 벗으신 채
의치를 내보이며 웃으신다.
가지런한 뼈 사이에서
들려오는 헛기침 소리.
식솔보다 객지밥을 좋아하셔서
늘 바람 속에 집을 짓고 사셨지.
비탈진 삶,
호방하시던 성품,
이제 그만 세상의 업보를 푸세요.

꽃 덮고
햇빛 덮고
바람처럼 잊으세요.

천 근 만 근 떨어지지 않는 발을 떼며
내려오는 하산길,
희끗한 머리카락 몇이 따라와 기척을 한다.

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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