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의 생태건축 - 반칠환
망치도 없고, 설계도도 없다
접착제 하나 붙이지 않고, 못 하나 박지 않았다
생가지 하나 쓰지 않고, 삭정이만 재활용했다
구들장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지만
성근 지붕 새로 별이 보이는 밤이 길어 행복하다
저 까치집, 앙상한 겨울나무의 심장같다
주머니 난로 같은 까치 식구들이 드나든다
까치가 집을 지은 나무는 태풍에도 끄떡없다고 한다
까치들이 영악해서 튼튼한 나무만 고른다고 하지만
저 가는 나뭇가지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까치들의 둥지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으로 버티는 것인지도 모른다
맑은 노래도 들려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까치가 고마워서 넘어질 수 없는 것이다
나무들은 여름엔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엔 낙엽을 떨구어 햇살이 들게 해 준다
나무와 까치는 임대차 계약도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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