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생태건축 - 반칠환

작성자비둘기|작성시간24.08.27|조회수83 목록 댓글 0

* 까치의 생태건축 - 반칠환

 


망치도 없고, 설계도도 없다

접착제 하나 붙이지 않고, 못 하나 박지 않았다

생가지 하나 쓰지 않고, 삭정이만 재활용했다

구들장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지만

성근 지붕 새로 별이 보이는 밤이 길어 행복하다

저 까치집, 앙상한 겨울나무의 심장같다

주머니 난로 같은 까치 식구들이 드나든다

까치가 집을 지은 나무는 태풍에도 끄떡없다고 한다

까치들이 영악해서 튼튼한 나무만 고른다고 하지만

저 가는 나뭇가지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까치들의 둥지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으로 버티는 것인지도 모른다

맑은 노래도 들려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까치가 고마워서 넘어질 수 없는 것이다

나무들은 여름엔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엔 낙엽을 떨구어 햇살이 들게 해 준다

나무와 까치는 임대차 계약도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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