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장희한
저는 물이에요
누가 흔들지 않으면 도무지 흔들릴 줄 모르는 물이에요
세상에 태어날 때 한 점 티 없이 태어났지요.
살아오면서 볼 것 못 볼 것 보다
성냄도 배웠고 화해하는 법도 배웠지요
산다는 것이 어찌 항상 좋은 일만 있겠어요
흐르다 깨어지기도 하고 울어질 때도 있지요
그러나 혼자 울 뿐 아무에게도 탓해 본 적은 없답니다
누가 길을 막으면 돌아갈 뿐 머물진 않았답니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
더러운 것은 가라앉히고 맑은 것만 하늘에 올려
세상에 다시 태어날 때
사랑으로 길을 내어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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