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 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蔚山 大谷里 盤 亀台 岩刻画)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북단의 지류인 대곡천 중류,
사연댐 끝자락 즈음 북쪽을 향해 있는 수직바위 벽면에 새겨져 있다.
이곳 반구대는 일찍이 고려말 포은 정몽주 선생이 머무른 곳으로 계곡의
경치가 매우 뛰어나 명승지로 알려져 있다.
반구대란 명칭은 절벽이 있는 산등성의 모습이 마치 앉아있는 거북처럼
생겼다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다. 이 암각화는 반구대에서 남쪽으로 1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지난 1971년 12월 25일 반구마을 집청전 최경환
선생의 제보로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 일행에 의해 발견되어 우리나라
선사시대 바위 그림 연구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해 준 유적으로 1995년
6월, 국보 제285호로 지정되었다. 이 바위 그림이 있는 절벽은 높이 70여m
가량의 돌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인데 강물과 거의 닿아 있는 부분에
새겨져 있다. 바위 그림의 윗부분은 마치 지붕의 처마처럼 드리워져 있어
바위 그림을 비바람으로 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바위 그림은 주로 높이 3m, 넓이 6.5m의 주암면에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으며 좌, 우 20m에 걸쳐 270여점의 그림이 확인되고 있으나 오후 3시~
4시 무렵 햇볕이 들 때를 제외하고는 전체 형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바위 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새기는 풍습은 세계적으로 구석기시대 후기
부터라고 하는데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를 비롯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서북러시아 해안에 새긴 바위그림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위그림들은 시베리아 동쪽으로 뻗어 니세이 강변의 청동기시대
타가르 문화나 몽골 알타이 지방에도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청동기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반구대 암각화의 내용은 크게 나누어 고래를
비롯한 바다짐승과 사슴 등 육지동물 그리고 사람, 생활 도구로 나뉘고
있다. 바다짐승은 고래가 가장 많아 60여종을 헤아리고 있고 그 외 물개,
거북 등이 있다. 고래의 종류로는 귀신고래, 범고래, 긴 흰수염 고래,
향유고래, 고래상어 등이 보이고 있으며 고래의 생태로는 물을 뿜는 모습,
해초를 비집고 먹이를 찾는 고래, 파도를 타고 노는 고래 따위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육지 동물은 사슴이 가장 많으며 호랑이, 멧돼지,
들소 등이 있고 사람의 모습은 사냥꾼과 춤을 추는 주술사, 얼굴,
배를 타고 노를 젓는 모습 등이 보이며 생활도구 또는 배, 울타리, 작살,
그물, 덫이 그려져 있다. 특히 많이 새겨져 있는 고래는 울산 지방이
일찌기 포경의 근거지인 장생포항과도 관련지을 수 있는데, 그 당시
내륙 깊숙이 바다였던 점을 감안할 때, 선사시대에는 반구대 일대가
고래잡이 중심지였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암각화가 새겨진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에 걸쳐 이 지역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고래잡이를 가르치기 위한 교육장이며,
사냥한 짐승들의 재생과 풍요를 빌었던 신성한 제의 장소로 보인다.
이렇게 반구대 암각화는 정확하게 사물을 관찰하여 특징적인 요소를
과감히 강조, 생략하는 기법으로 그려졌는데 선사인의 원초적인
순수한 생명력이 담긴 미술작품으로 오늘날 울산광역시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자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연구는
매우 활발하며 우리 문화의 기원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실측조사를 통한 새로운 내용이 밝혀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남북 문화
교류의 시대를 맞아 다함께 공감하는 한민족 대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출처: 이문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