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김일중
신혼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신부가 감자를 찐다
접시에 설탕을 담아
찍어 먹으라고
신랑에게 내밀었다
신랑은 입맛을 다시며
감자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접시의 설탕을 조금 찍어서
덥석 한 입에 베어 물었다
접시에 담겨 있는 하얀 분말을
소금으로 여겼다
여보시오
접시에 담긴 게 소금 아니었소?
아닙니다
설탕이었습니다
신랑은 더욱 정색을 하고
당신네 집에서는
감자에 설탕을 찍어 먹소?
그런데요 왜요?
감자에는 소금을 찍어 먹어야 되는 것 아니오?
무슨 말씀이세요
감자에는 설탕이 제격 아닙니까?
신랑과 신부
점점 말이 거칠어 졌다
이어 대판 싸움으로 악화되고
칼로 물 베기가 아니라
칼로 무 베기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가정법원에 갔다
자초지종을 들어 본 판사는
한 바탕 껄껄 웃더니
내 고향 에서는
감자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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