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음 속에 담긴 가장 깊은 이름 ― 백홍 이사빈의 「엄마는 시」 평론

작성자빗새|작성시간26.06.21|조회수514 목록 댓글 0

엄마는 시 / 백홍 이사빈

 

 

 

너무나

아름다운

한 편의 시입니다

 

사랑이

넘쳐나는

참 좋은 시입니다

 

가만히

떠올리다가

보고파서 웁니다.

 

 

 

짧음 속에 담긴 가장 깊은 이름

백홍 이사빈의 엄마는 시평론

 

 

백홍 이사빈의 「엄마는 시」는 불과 아홉 행으로 이루어진 매우 짧은 시다. 그러나 이 짧음은 결코 빈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시인은 최소한의 언어로 가장 깊은 정서를 길어 올린다. 이 작품은 어머니를 한 편의 시에 비유하면서,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맑고 투명하게 형상화한다.

 

시의 제목인 「엄마는 시」는 이미 작품 전체를 함축한다. 시인은 어머니를 꽃이나 나무, 하늘이나 바다에 비유하지 않는다. 대신 "시"라고 말한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시란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읽는 것이며, 삶을 아름답게 해석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어머니를 시에 비유한 순간, 어머니는 단순한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존재로 승화된다.

첫 연은 다음과 같다.

너무나

아름다운

한 편의 시입니다

 

여기서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다. 다만 "아름다운 한 편의 시"라고 말할 뿐이다. 그러나 독자는 그 말 속에서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 따뜻한 품과 헌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시적 여백이 독자의 경험을 불러내는 것이다.

둘째 연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구체화된다.

사랑이

넘쳐나는

참 좋은 시입니다

 

첫 연이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였다면, 둘째 연은 그 아름다움의 근원을 밝힌다. 그것은 사랑이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가장 본질적인 언어가 사랑임을 시인은 단 세 행으로 압축한다. 특히 "넘쳐나는"이라는 표현은 조건 없는 모성애의 풍요로움을 드러낸다.

이 시의 정서는 마지막 연에서 비로소 절정에 이른다.

가만히

떠올리다가

보고파서 웁니다.

 

앞선 두 연이 어머니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었다면, 마지막 연은 화자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가만히"라는 부사는 매우 중요하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특별한 계기도 없다. 그저 조용히 떠올리는 순간, 그리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마지막 한 행.

보고파서 웁니다.

 

이 한 문장은 시 전체를 완성하는 울림이다. 어머니에 대한 수많은 수식어보다 더 강력한 진실이 여기에 있다. 사랑은 결국 그리움으로 증명된다. 보고 싶다는 감정이 눈물이 될 만큼 깊어질 때, 비로소 사랑의 크기가 드러난다.

 

이 작품의 미덕은 과장이나 수사적 장치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복잡한 비유도, 난해한 상징도 없다. 오히려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부르듯 순수하고 담백한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서 독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되고, 저마다의 기억과 그리움을 불러내게 된다.

 

「엄마는 시」는 어머니를 노래한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특별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어머니를 삶의 교훈이나 희생의 상징으로 설명하기보다, 한 편의 아름다운 시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는 읽을수록 마음을 적시고, 떠올릴수록 눈물로 이어진다.

결국 이 작품은 어머니에 대한 찬가이자 그리움의 서정시다. 짧은 시지만 그 울림은 결코 짧지 않다. 오히려 한 편의 좋은 시가 그러하듯, 읽고 난 뒤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며 독자 각자의 어머니를 불러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백홍 이사빈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조용히 말한다.

어머니는 읽을수록 아름답고, 생각할수록 그리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한 편의 시라고.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