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호텔 레스토랑 누들바에서 쌀국수를 리필해 드리고
한가해진 틈을 타 작은 용기에 반찬들을 담으며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여성 손님께 쌀국수를 리필해 드리게 되었는데, 마음이 너무 급했던 탓에
그만 뜨거운 국물을 쏟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멘탈이 나갔고,
앵무새처럼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상황을 본 주방장님과 서빙 직원분들이 급히 달려와
손님을 주방 싱크대로 안내해 재빠르게 응급처치를 하셨습니다.
저 역시 다가가서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려 했지만,
주방장님은 "계속 일 보세요!"라며 나를 물러서게 하셨습니다.
당장은 큰 소리로 꾸짖거나 다그치기보다, 우선 상황을 수습하고
내가 더 당황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신 것이었다. 그저 "다음부터 조심하세요"라는 말씀뿐이었습니다.
몇 분 뒤, 주방장님은 저를 누들바에서 주방으로
이동시켜 반찬이나 과일을 담는 일을 하도록 배정하셨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무거운 마음으로 주방 일을 마치고 퇴근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용했던 면장갑을 누들바에 반납하러 가는 길에 주방장님께 슬그머니 여쭤보았습니다.
"여성 손님분은 괜찮으신가요? 많이 다치지는 않으셨어요?"
주방장님은 "바로 응급처치를 해서 큰 부상은 아니다.
다만 며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해 주셨습니다.
저는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사과를 전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급하게 하다가 실수를 했습니다.
다음에 여기서 다시 근무할 때는 정말 주의해서 일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주방장님은 저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너그럽게 용서해 주셨습니다.
다른 곳이었다면 당장 불호령과 호통이 떨어졌을 텐데,
오히려 담담하게 품어주시는 모습에 정말 면목이 없고 감사했습니다.
제가 정말 민폐만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손님께서 아무런 후유증 없이 무사히 완쾌하시기를 간절히 비는 것밖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