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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대한민국 해외여행 자유화 30년의 이야기

작성자에스파냐|작성시간20.06.16|조회수1,190 목록 댓글 3

해마다 휴가철이면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사람들로 붐비지요?

시간과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해외여행은 국내여행 못지않게 일반적인 여가문화로 자리잡은 지금

신기하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나 불과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은 공무원이나 기업의 공무나 출장이 아니면 거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 때는 일반인이 해외에 나가려면 기업의 출장, 학생의 유학, 해외취업 등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했지요,

자료출처 : 국가기록원 '해외여행자는 나라를 대표하는 민간외교관

http://theme.archives.go.kr/viewer/common/archWebViewer.do?singleData=Y&archiveEventId=0051145982

광복 이후 1980년대 까지 순수 목적의 해외여행을 위한 여권은 발급되지도 않았던 시절이지요.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소비를 할 만큼 국내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것이 큰 이유로 꼽힙니다.

하지만, 여기서 여행 자유화를 위한 큰 세계적인 이벤트가 대한민국에서 열리게 됩니다.

바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게 된 일이지요,

이를 통해 한국도 세계에 알릴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이 밀려들자 해외여행 자유화에 대한 국가적인 검토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료출처 : tvN 응답하라 1988 중 한 장면


해외여행에 대해서 정부는 1983년 1월 1일부터 50세 이상 국민에 한하여 200만원을 1년간 예치하는 조건으로

연1회에 유효한 관광여권을 발급해주었습니다.

사상 최초로 국민의 관광목적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연령과 재산에 기준을 둔 제한적 해외여행 자유화로.

해마다 해외여행이 가능한 연령대를 조금씩 낮춰갔지요~

그러다가!

1989년 해외여행의 전면적 자유화는 1989년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과 올림픽을 통해 국제화가 조금씩 이루어지기도 하며,

이 때부터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과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이 큰 이유로 자유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자료출처 : MBC

이 때 많은 여행사들은 각종 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면서,

제주도나 경주, 설악산 등으로 가던 신혼여행을 해외로 가게 되고,

각종 친목 여행이나 효도관광 등도 유행하게 되지만,

가장 큰 여행객은 바로 대학생들이었습니다.

방학을 이용해 연수와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여,

배낭 여행 전문 여행사가 속속 나타나 대학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이게 됩니다.

이 당시 자유화가 되자마자 출국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자료출처 : 중앙일보

해외여행은 자유화되었지만, 해외여행을 반드시 반공교육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당시 여권 신청자는 한국관광공사 산하 관광교육원, 자유총연맹, 예지원 등에서

수강료 3천 원을 내고 하루 동안 소양교육을 받아야 했고,

해외에서의 한국인 납북사례와 조총련 활동 등에 관한 안보교육 등을 받고 교육필증을 제출해야만

여권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관광객의 숫자를 감당할 수 없고 요식행위에 가까워서 1992년 폐지되었지요.

출처 : 국가기록원 '해외여행을 배웁시다'

http://theme.archives.go.kr/viewer/common/archWebViewer.do?singleData=Y&archiveEventId=0051145983

그래서인지 이 때는 별의별 사건사고도 있었습니다.

여권 발급절차가 까다롭기도 하고 1995년까지 외무부 여권과에서 여권 발급이 가능했기에,

서울에 위치했던 외무부에는 전국에서 몰린 여행사 직원들로 늘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광화문에 위치한 외무부 주변에 여행사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하니,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듯 하네요,

투어랑도 광화문에 위치해 있으니 이러한 이유때문이겠지요?

출처 : 트래비 신문 '까마득한 해외여행의 추억 '그땐 그랬지'

이로 인해서 여권 발급 대기시간도 길어 외무부 여권과 직원에게 뇌물을 바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하고,

여권 브로커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으니 외무부 여권과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지요?

여권 발급 대행은 여행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였고,

여기에 비자 발급은 하늘의 별따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2008년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 전까지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비자 발급의 문턱을 높여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밤을 새우는 이들도 다수였고,

이를 대행하는 여행사 직원끼리의 말다툼, 인터부 예약 스티커를 암거래 하는 사람들까지 있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다양한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해외여행 자유화 초기에 일부 무분별한 여행객들이 국가 위신을 손상시키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어 국가에서는 대책을 세우게 됩니다.

중국에서의 싹쓸이 쇼핑, 동남아시아에서의 보신 관광과 성매매,

유럽 및 미주 등지에서의 추태 관광이 도마 위에 올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도 이 당시에 나왔다고 하니 큰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출처 : 한겨례신문

이와 관련해 정부는 1991년 7월 8일 사정당국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상습 호화 여행자들을 파악,

탈세 여부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거나 과다 여행 경비에 대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발표하고,

또한 1991년은 관광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첫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한국 해외여행객 1인당 관광 비용은 미국이나 독일의 2배에 달했다고 하니

해외여행의 큰 소비가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었지요.

출처 : 시원투어 홈페이지

당시의 해외여행 자유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학생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은 해외에 가기위해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거나,

부모가 준 여행경비를 가진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유럽을 중심으로

3~4주의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지금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은 배낭 메고 유럽으로 향하고,

바게트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야간열차에서 새우잠 자며 이 나라 저 나라 유랑하는 게

90년대 초반 학번의 로망으로,

유럽에서 3~4주 머물며 7~10개 나라를 돌아다니는게 유행처럼 퍼졌습니다.

대학생을 겨냥한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가 속속 생겼고,

하이텔·천리안 등 PC통신의 ‘세계로 가는 기차’와 같은 여행동호회에 고급정보가 몰렸으니

대학생 해외 배낭여행이 얼마나 큰 이슈였는지 알 수 있죠?

90년대 중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들을 일컬어

‘배낭여행 1세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을 정도로 배낭여행 붐이었지요.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이 있는 법.

혈기 왕성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지요.

혈기 넘치고, 해외의 예절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던 시기라 크고작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지요.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한국학생여행협의회와 함께 건전 배낭여행을 위해 대학을 돌며

해외 배낭여행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지고, 공사에서는 해외여행 예절 비디오까지 제작했다고 하니,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이 안되던 시절이죠?

그러다 1997년 IMF 여파로 인해서 잠시 해외여행의 침체를 맞게 되지만

2000년대 중반 대기업들이 주 5일제의 실시로 다시 해외여행은 다시 활기를 띄게 되었지만

미국의 9.11, 사스, 쓰나미, 신종플루 등 돌발변수로 해외여행은 주춤하기도 하고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19가 중국에서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으로까지 번져 팬데믹을 선언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져 30년간 이어온 해외여행 자유화는 끝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30년동안이란 긴 시간동안 해외여행 갔다오신 분 넘 부럽다..

30년전부터 2019년까지 해외여행 다녀오신 분들은 운이 좋았고

2020년도에 해외여행 준비하거나 첫 여행으로 설래였던 분들은... ㅠ_ㅠ


짱개놈들이 이걸 해내버리네.. ㅅㅂ

옛날 자유화 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가버렸어.

실은, 나는 2018년도 내생일에 스페인으로 갔다온 게 행운이자 해피엔딩이었고

2020년 봄에 포르투갈에 가기로 한 게, 하필 코로나란 개뼈다귀로 인해

불운이자 배드엔딩이 되어버렸다... 

(2019년도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때 갔다왔어야 했다란 후회감만 확 들더라..)


아놔. 해외에서 축구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해외관광은 물론 EPL, 손흥민 경기나 월드컵 원정 응원도 못 떠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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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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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윌갈량 | 작성시간 20.06.16 코로나 백신 개발되고 진정세로 접어들면 막을것 같지는 않은데
  • 작성자포항답게 | 작성시간 20.06.16 현재 상황은 정말 자유화 이전이라 해도 될 만한 것 같고..언젠간 풀릴 일인데 기약이 없으니 답답할 뿐. 다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져도 그전만큼 편할진 모르겠네요. 코로나 터지기 2년 전쯤부터 유럽에서 1년정도 지냈고, 이후 뉴질랜드 워홀 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비자가 종잇장이 되어 버림. 또 여행 작가로 첫 발은 뗐는데 국내 여행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니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참..
  • 작성자ppoo | 작성시간 20.06.17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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