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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남는다

작성자나무의자|작성시간23.07.15|조회수85 목록 댓글 1

표정이 남는다

 

  장마철인데 어떻게들 지내셨는지요. 저희 집은 반가운 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작은 며느리가 손자 지후를 데리고 와서 이틀 밤 자고 갔습니다. 보름 전에는 작은 아들이 일 주일 미국 출장이어서 혼자 있는 것이 그렇다고 다녀갔는데 이번에는 그냥 다녀가겠다고 했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그랬습니다. 막 200일을 지난 손자를 볼 때마다 어쩌면 저렇게 여러 가지 표정을 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표정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좋은 것과 싫은 것, 배고픈 것과 배부른 것, 졸린 것과 일어나는 것, 편안한 것과 놀란 것, 입에 맞는 것과 아닌 것, 쉬하고 응가하는 것, 잘 때 말고는 항상 어떤 표정을 짓습니다. 이번에는 엎드려서 손으로 턱을 고이고 있는 자세를 여러 번 반복합니다. 꼭 무슨 생각을 하는 것처럼요.

  지후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이렇게 많은 표정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입으로 가서 말이 되었을까? 말이 되지 못한 것들은 그냥 세월을 따라 사라져 버린 것일까? 나이가 든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은 어쩌면 표정들이 사라진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닐까? 200일이 지난 지후를 보면서 표정을 배웁니다. 왜냐하면 말보다 표정이 먼저였고 표정은 말하는 것보다 더 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의 인상이 좋다라고 할 때 무엇을 보고 그렇게 하는 것일까요? 표정이 55%, 목소리가 38%, 말의 내용은 7% 밖에 되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표정이 인상이라는 것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우연히 마주쳤을 때 미소가 절로 나오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사람, 어떻습니까? 생각만으로도 참 좋습니다.

  지후를 자주 만나다 보면 저도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만, 며느리에게 다녀가느라 애썼고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다시 시간 내서 또 오겠다고 합니다. 그때는 손자가 또 어떤 표정을 지을까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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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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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영화배우 | 작성시간 23.07.20 와아! 부럽습니다 손자 ㅎㅎ
    넘 좋으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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