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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우동표 파는머신

작성자이인수|작성시간16.05.19|조회수141 목록 댓글 1

일본, 우동표 파는 머신

 

일본, 도쿄, 마천루, 건물, 도시, 도시의, 지평선, 도시 풍경우리는 토쿄에서 순환선을 타고 아키하바라에서 내려 시내거리를 산책했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이미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상가마저 파장인데다가 우리는 우리의 신조대로 여기서 물건을 살 입장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키하바라 거리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릴없이 우리는 역방향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마침 역 입구에 우동 소바가게가 있었다. 간판을 보니 JR직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우리는 한 그릇씩 사먹기로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 그릇에 220엔이었다. 440엔을 내면서 두 그릇을 달라고 했더니 저쪽에 가서 티켓을 사오라는 것이었다.

 

일본아끼하마라.png아니, 우동 한 그릇 사먹는데 웬 티켓인가 하고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며 뒤를 돌아다 보니 한쪽 구석에 표 파는 기계가 있었다. 메뉴 별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었고 그 밑에 누름 단추가 있었다. 동시에 2 3매도 살수 있었는데, 우리는 아직 서투른 씨라 440엔을 넣고 2매의 단추를 늘려야 되는데 잘못해서 1매 단추를 눌렀다. 1매와 잔전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잔전을 거두어 다시 동전 투입구에 넣고 1매짜리 단추를 누르니 표 한 장이 더 나왔다.

 

이렇게 해서 표 두 장을 내고 소위 가께소바 두 그릇을 받았다. 그 때가 이미 저녁 8시쯤 되었는데, 우리가 두 그릇 시켜먹는 동안에 점포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 8시가 폐점시간이었다. 이미 앞문을 닫아버리고 옆에 달린 쪽문만 열어 놓았다.


일본우동집5.jpg우리는 마침 본사직원이 와서 표 파는 머신에서 돈 꺼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주 가지런히 정리된 지폐둥치와 동전이 수북하게 쌓였다. 동전 쏟아지는 소리가 어찌나 오랫동안 계속 되는지 마치 돈 나와라 뚝딱하고 도깨비 방망이라도 휘두른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박리다매의 위력을 실감하는 찰나였다.

 

한 그릇에 몇 백엔 밖에 안 하는 우동 소바였지만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팔아낸 대가는 엄청난 것이었다. 우동 파는 사람들은 잠시도 쉴 새가 없었다. 그들은 점포 문을 닫을 때까지 어찌나 바쁘게 우동을 퍼대야 하는지 손님에게서 돈 받고 거스름돈 주고 하는데 시간을 뺏길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우동 한 그릇이라도 더 퍼야 하는 것이다.

그 대신 그 일은 기계가 맡아서 처리해 주는 것이다. 기계와 손님이 직접 하면 되는 것이다. 우동 파는 사람은 표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고, 표에 써 있는 대로 우동이든 소바든, 즉시 행동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지라 일본우동표머신.jpg그만큼 시간을 벌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손님에게도 유리하다. 우동 기다리는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운영자 측에서 볼 때에도 카운터에 사람을 쓰는 것보다 유리하다. 요즈음처럼 인건비가 비싼 세상에 돈 받는 사람을 별도로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계에 맡기어 버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경비도 절약되고 또 기계는 삥땅 같은 것은 하지 않으니까 쓸데 없는 의심 같은 것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본우동.png우동을 끓이고 퍼대는 종업원들 입장에서도 현금에 손대는 일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까 의심받을 일도 없고, 만에 하나라도 삥땅을 시도해 보고자 하는 욕심조차 낼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우동만 퍼 주면 되는 것이다.

묵묵히, 그러나 쉴 새 없이 우동을 퍼대는 그들의 모습에 새삼 감동되고 싶어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 일을 계속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도 닦는 사람처럼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얼마나 바빴는지, 몇 그릇을 팔았는지 스스로는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주어진 시간 최대한으로 손을 놀려대고, 되도록 많은 손님들에게 봉사할 수 있으면 오직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것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 따끈한 우동을 퍼대는 것이었다.

일본 우동.jpg일본의 우동에는 이런 일본인의 직업정신이 깃들어 있다. 우동 푸는 일만큼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일인지도 모른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는 것일까? 장인정신이 필요한 일 말이다. 물론 일본이라고 해서 어디나 다 그렇게 움직이는 건 아니었다. 표 파는 기계가 없는 곳도 더러 있고, 수표 같은 것은 받지도 않는 폐쇄적인 태도 등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가능한 한 기계를 이용한다는 것이 대세였다. 그런 정신은 일본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는 처음에 티켓을 사오라고 할 때의 약간 당혹스러웠던 감정 같은 것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어졌다. 오히려 우리도 하루빨리 이렇게 발전해 가야 할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지금으로부터 내가 거기 갔던 20년도 더 넘는 그 옛날부터 그렇게 하고 있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이 보급 되어 많은 가게에서 돈은 현금이 아니라 카드로 계산한다. 목욕탕캐리커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또 종업원도 없이 기계 혼자 하는데도 많다. 기계가 손님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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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손은미 | 작성시간 16.05.24 그렇군요...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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