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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말 알뜰하다

작성자이인수|작성시간16.06.02|조회수177 목록 댓글 1

일본, 정말 알뜰하다

 

일본신간센2.jpg여행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제일 많이 이용하는 시설은 기차, 버스, 전철 등 각종 교통수단과 함께 기차역, 버스터미널, 지하철역, 공항 등이다.

신간센 프랱폼 바닥에는 신간센을 기다리는 자리가 열차마다 따로 따로 그려져 있다. 자기가 탈 해당 칸 앞에 서면 된다.

얼마나 세심한지 그 준비성이나 서비스 정신은 가히 탁월하다 할 것이다.

일본열차 탑승지점.jpg일본기파 프랱폼.jpg그런데 다른 모든 시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일본인들은 예외 없이 작은 공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커야 할 것은 크게 만들어 쓰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쓸데없이 큰 부분은 가차없이 떼어내고, 줄여서 가장 경제적인 부피를 만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쉬운 예로 자동차를 보더라도 그들은 대형차도 만들어 내고, 소형차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형 승용차는 주로 외국인의 수요이기는 하지만 내부구조에 있어서는 쓸데없이 큰 공간이 없도록 배려한다. 소형차라 하더라도 고객의 기호와 요구에 맞추어 비록 외형상으로는 작게 만들더라도 내부구조상 편의성, 경제성을 최대한 고려한다.

말하자면 낭비요소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소형차라 하더라도 자가운전 추세에 따라 편안하고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운전기능 자체의 보강은 물론이거니와 운전석이 주인 석으로 바뀌어 가는 추세에 맞추어 모든 고려사항이나 배려가 운전자 중심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작은 차라 해서 운전석이 비좁은 것은 결코 아니다. 쓸데없는 부분을 잘라 냈을 뿐이다.

효율성에 대한 일본인의 균형감각은 이러한 부피와 면적에 그치지 않는다. 버스터미널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기차역 앞에 버스터미널이 있는 건 우리도 찬가지다. 다만 시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에서 는 우리와 좀 다르다.


그들은 역전광장을 로터리 식으로 만들어 버스가 들어와서 회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 로터리에는 버스 노선 별로 승 하차구가 지정되어 있다. 버스는 지정된 승 하차지점에 정확히 정차한다. 승객들은 자기가 원하는 노선 버스의 지정 승차 구 앞에 서서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일본로터리식버스정류장.png승객들은 도착하는 순서대로 서서 기다렸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순서대로 타는 것이니까 글자 그대로 선착순이다, 버스 승객들은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점잖게 버스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어 신사(?)의 체통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일본버스기다리는승객.jpg하카타 역전광장은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그대신 버스정류장은 조금 떨어진 별도의 건물 1층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건물의 1층 전체를 버스 정류장으로 쓰고 있다는 의미다.

아니, 바꿔 말하면 정류장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버스 정류장 위에 건물을 세우고 그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옳을 지도 모르겠다. 모든 기차역에 어김없이 대형 건물들이 세워져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버스 주차장의 공중공간을 그냥 내버려 둔다는 것은 그네들의 감각으로 볼 때는 사치요, 낭비일 뿐이니까 말이다.


어떤 정류장은 건물 생김새 때문에 로터리식이 아니고 기다란 타원형이었다.

일본역사밑의버스정류장.jpg버스 노선 별로 승 하차구가 지정되어 있음은 그 어느 터미널과 다름이 없다.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노선 별로 버스 출발 시간표가 세워져 있었고 그 시간들은 정확히 지켜졌다.

일본인들이 시내 버스 조차도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데는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킬 수도 없는 것을 정해놓고 지키려고 노력을 한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의 시간 개념은 가히 놀랄 만 했다.

 

기차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신간센의 발착시간은 당연히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마을호 정도는 꽤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기차는 최소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시간표대로 정확히 지켜지느냐는 별개 문제다.

일본버스정류장7.jpg일본버스운행시간표3.jpg일본사회가 너무 조직적이고 기계적으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가 언젠가는 인간성마저 상실하고 마는 것은 아닐까? 너무 효율 효율 하다가 사람마저 모두 컴퓨터 같은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닐지? 그러나 그건 일본 사회를 걱정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아마도 우리 자신을 돌아다보고 나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넋두리에 불과하였다. 우리도 그런 사회가 한번 되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오히려 솔직한 심정이었으리라.

 

일본버스타는승객.jpg(일본을 여행하며 이 글을 쓴지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이다. 지금은 우리도 고속 열차가 달리고, 그 기차는 정시에 떠나고 정시에 도착한다. 사실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앞서 가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따라 잡고, 닮아 가는 것은 거의 시간 문제다.

다만 물리적인 면에 더하여 정신적으로는 과연 얼마만큼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JTB 시각표를 보면 신간센이 어느 역에 정차했다가 가는데도 불구하고 도착시간이나 발차시간이 같은 00 30분으로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처음 에는 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적당히 기록해 놓는 것인가 하고 의심이 들기도 한다. 정차시간을 고려 안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그런데 JTB 시각표 앞면의 설명문을 보면 그 의문이 풀린다. 예를 들어 열차가 어느 역에 00 30 10초에 도착해서 30초간 정차한 다음 00 3040초에 출발했다면 도착시간이나 발차시간은 다같이 00 30분으로 기록한다는 것이다. 같은 30분대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상으로는 분 단위지만 실제 운행은 초단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일본버스운행시간표.jpg구라파를 달리는 유레일도 시간 지키는 것을 그들의 자부심으로 알고 있다. 손님들은 중간중간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을 보고 대략 자기가 내릴 역이 가까이 다가 옴을 예측하고, 내릴 준비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들에게는 이 모두가 꿈같은 애기처럼 들린다. 우리 한국의 풍토에서는 1 1초를 가지고 따지는 사람들은 좀스러운 사람들로 치부되기 쉽다.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경쟁으로부터 일찌감치 낙오하거나 도태될 수 있다.

일본여행사JTB.jpg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주종을 이루어 오늘의 일본 사회를 창조해냈다. 약간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하는 동안에 엉뚱한 사람이 어느새 승진했다던가, 몇 푼이라도 절약하고, 아껴 쓰느라 좀생이가 다 되어가는 판에 여기 저기서 알 수 없는 벼락부자들이 생기는 일 같은 것은 없는 것이다. 일한만큼의 대가가 보장되는 사회라야 안심하고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역무원.jpg물론 일본이 반드시 그토록 정제되고 정직한 사회일지 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고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이라고 해서 어두운 구석이 없을 리 없다. 어느 나라나 부정한 세력도 있고, 발전해 나가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 하더라도 비록 일견해 본 것일 뿐, 일본사회의 겉모습에 불과하지만 그게 아주 세련되어 보이는 것마저 외면할 수는 없었다.


나도 과거 역사를 뒤돌아 보면 일본이나 일본사람들이 밉다. 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날조하고 우리를 고통에 신음하게 만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보여주는 일본의 사회상은 과연 이들이 그런 못 된 존재인지 의심 스러울 정도다. 우리는 그들 위정자들이 과거에 저지른 정치적 오판이라던가, 그들 정치인이나 군인들이 저지른 과오를 미워할지언정, 그것은 평범한 일반사람들의 일상과는 구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기준이 애매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일본 열심히2.png나는 일본의 역무원들을 볼 때마다 자기 직업에 대한 열정과 시민에 대한 사명의식의 발로가 비록 작지만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는 신뢰감을 심어주고, 안정된 사회 정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다. 여기에는 물론 그들만 참여하는 게 아니다. 그들의 자세로 미루어 볼 때 그들과 같은 부류의 공익기관 직원들, 나아가서 공무원들도 그 나라 사회전반에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국민 개개인은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되고, 그것이 피드백 되어 그 나라의 사회정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만일 법을 잘 지키고, 질서 있게 행동할수록 불리하고, 손해를 다면 가치관에 혼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상호신뢰의 바탕은 아무리 조그만 일이라도 작은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데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신뢰의 풍조가 살아날 때 비로소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의 정책과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

나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행 착오를 벌이는 가운데 이득을 보는 사람들,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혼재하고 있다. 그래서 불신일본열심히 일하는 모습.png이 조장되고, 그것이 반복 되다 보면 그 사회가 언제 정화될지 요원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어떤 요인에 의해서 어느 한 부분만이라도 좋은 기회를 포착하는 행운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전체 사회에 미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까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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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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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선미 | 작성시간 16.06.12 역사적으로 일본 싫어하지만 현재의 일본은 배울 점도 많은 나라지요.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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