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반 게시판

축사(2026년 6월21일경복방송고 솔문학 시화전

작성자만서 홍윤기|작성시간26.06.20|조회수23 목록 댓글 0

축사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실은 금년부터는, 이 행사에 심사위원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실력있는 선, 후배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문단의 등단한지가 오래 되었고, 또 벼슬도 아닌데 나이를 좀 먹었다고 해서 일취월장하는 여러분들의 작품을 심사한다는 것이늘 미안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이 되어서 김창원 동문회장과 재학생회장의 부탁을 간곡하게 사양했더니, 이번엔 김창원 회장이  '축사' 를 해달라고 합니다. 그마저 사양할 수 없어 수락을 하고 지금 여기 이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축사를 하려면 의례 점잖게 양복을 입고 명품은 아니더라도 보기 좋은 넥타이를 매고 구두도 비까번쩍하게 닦아신고 단상에 올라서, 헛기침 두어번 하고, 에, 에 또 하면서 온갖점잖을 부리며 장황하게 한 말씀 하고, 그리고 에~~~ 끝으로  또 한마디 하고 에~~~~또 마지막으로 하면서 연설하는 것이 지금까지 축사의 전형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소년시절에 그런 축사들을 들으며 '언제나 끝날까' 를 가늠해보던 세대이기도 합니다.

 

축사를 준비해 왔는데, 좋은 말은 앞에 사람이 다했으니, 이 사람은 딱히 할말이 없어 준비한 원고는 꺼내지도 않고 그저 '축하합니다.'라고 말하고 내려오기도 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여하튼 오늘 경복방송고등학교 솔문학회 시화전을 축하합니다. 아직  봄인가 했더니 삼복더위같은 더위가 심상치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재학생, 또 동문님들이 참석해주셔서 성황을 이루어 주심을 감사드리고, 아울러 준비하느라고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임원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이게 했을까요?  그것은 여러분들 가슴,가슴마다에 뜨겁게 불타는 열정과 한결같은 '솔' 사랑의 마음이라고 이 사람은 생각합니다.

 

 기왕에 사랑 이야기가 나왔으니, 사랑이란 단어에 대한 문학적인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사랑'의 크기를 얼마쯤 되리라고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까?  사랑이란 단어는 어쩌면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만, 우리는 사랑의 크기를 생각해 본 일이 없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사랑은 크기도 무게도 알 필요 없이 그냥 사랑하면, 됩니다. 뜬금없이 사랑의 크기라니?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김홍신 작가는 아주 짧은 詩로 이렇게 노래 합니다.

 

사랑 : 천(千), 천년동안  내릴 빗방울만큼 사랑한다. 바보처럼

이것이 그가 육필로 쓴 詩입니다. 왜? 그는  천만년동안 내릴 빗방울이라고 하지 않고 '천년'이라고 했을까요? 천만년이 더 크고 넓은데도 불구하고 그는 천년이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천년이나 천만년이나 한 인간이 살아낼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즉 천년이었던 천만이 되었던 그 숫자의 의미는 이미 무한대로 갈무리 되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무한대의 사랑을 어떤 사람은 별의 숫자나 모래알의 숫자로 또 어떤 사람은 바다의 깊이나 하늘의 높음으로 사랑의 크기를 측량하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또 왜 하필 빗방울이라고 했을까요? 빗방울도 운치 있지만 하얀 눈송이라는 말을 詩語로하면 솜사탕처럼 달콤한 사랑의 이미지가 더 돋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봄직한데, 왜 빗방울이라고 했을까?  어쩌면 작가의 사랑은 솜사탕같은 달콤한 사랑보다 슬픈 눈물같은 사랑이라고 생각했기에 빗방울로 크기를 정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에 작가는 '바보같이'로 맺습니다. 왜? 그렇습니다. 사랑은 희생이고, 배려,고 존중입니다. 어떤 대가도 원하지 않습니다. 어떤 잘못도 용서하고 안아줍니다. 사랑은 조건없이 주고 되돌려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각박한 세태의 말로 한다면 사랑은 바보들의 이야기입니다. 모정은 말할것도 없고 돌아올 기약없는 사람을 무한정기다리는 지고의 사랑, 내 나라가 내게 무엇을 줄것인가를 따지지 않고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조국과 민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은 결코 계산할 수없는 사랑으로 귀결된다고 하겠습니다.

 

 조금 길어졌습니다. 오늘 이 사람은 사랑하는 우리 솔님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시샘하지 말고,부러워 하지 말며, 미워하지 말고 그리고 우리 서로 천년동안 내릴 빗방울 같은 사랑을 합시다. 란 말씀으로 축사를 대신하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