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탱크
다선 김승호
까만 몸집의 까만 눈을
구슬피 치켜뜨고
꼬리를 흔들며 반깁니다
뜨거운 여름이 이제 좀
가시려나
큼직한 두 뿔에 힘이 넘쳐 보이는
탱크가 자신의 이름이라고
머리 조아리며,
세상을이고 지고 강직하게
제 집을 맴도는 모습에
울타리 안팎이 든든합니다
가을이 오면
우리네 사는 세상도
탱크처럼 단단해지려나
새벽녘 무심히 깨어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합니다.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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