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계절
다선 김승호
비 내리고 나니
바람도 차가워요
단풍이 소리 없이 물드는 날
이제까지 나는 무얼 했나
비 올 때는 숨죽이며
해뜨기를 바라고
밤하늘 수놓은 별을 찾다가
찬바람에 화들짝 놀란 토키처럼
떨어지는 낙엽에 어설픈 추억 줍기
이제라도 가로등 불빛에 물든
노란 단풍에 흘러내린 눈물
아, 지나고 보니 계절이 바뀌고
돌아보니 세월만 서럽게 흘렀네
가는 것은 시간이요
남는 것은 회한뿐이구나
이제라도 지는 단풍이
그지없이 고맙고
뜨는 해가 따스함을 느끼는 계절
삶도 사랑도 있을 때가 좋았소
지나고 나니 이마에 새겨진 주름
단풍의 계절은
내게 그렇게 다가옵니다.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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