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편지 / 김광욱 (나에게로) ( 썰물이 휩쓸고 간 해변엔 바다새 한 마리 사장을 지키고 있다. 바람은 예각으로 몰아치고 뱃고동 소리는 예전날의 습성처럼 그리움의 깃을 펴올리고 있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해변. 시간은 눈 먼 아이처럼 어디선가 깔깔거리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약속에서 멀어진다. 당신은 왜 내 마음을 모르는가. 한 번 또 한 번 두드려 봤지만 그대의 대답은 폐허였다. 오늘도 만나지려니 하고 수십 통의 편지를 써서 바다에 띄우는 한 나절 썰물의 종이배 되어 흘러간 연변엔 어디선가 당신이 젖은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 같다. 무슨 생각에 젖어 있길래 도대체 우리의 어느 부분이 의심스러워 그렇게 긴긴 날을 헤매다녀야 할까. 함께 산다는 간단한 대답. 또는 다시 만나지 말자는 절교의 말. 그 어느 쪽이라도 책임으로 묶지 않을 테니 나에게로 오라. 나에게 느낌으로 와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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