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유희 / 김광욱
거짓말이었다.
모두 돌려드리겠다는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모든 걸 다 드리고 싶다던
그 말은 속임수였다.
당신의 모든 점이 좋다는 칭찬은
입에 바른 거짓말이었다.
당신의 말씀을 따르겠단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당신의 말씀이 모두 옳다는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더운 찻잔을 앞에 놓고
고개 고개 끄덕이며 내 언어에 귀기울이던
그 제스처는 거짓이었다.
그런 사랑이 있을 수도 있다는
대중가요의 한 소절 같은
애정의 확인
순간에 모든 걸 놓쳐 버리고 우는
사랑의 채무자들.
삶이 있기에 가슴이 있고
정이 있기에 인생은 아름다운 변수가 있다는
어느 날 너의 표현대로
사는 방법은 시들하고 유치해도
그 삶이 좋아서 맺어졌던
너와 나의 애드벌룬이여.
그러나 버려진 맹세 앞에선
기대는 공허롭기만 하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때로는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그 말도 꾸밈이다.
바보이길 싫어한 너는
사랑의 바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눈앞에선 공작처럼 교태 부리고
등뒤에선 칠면조처럼 색깔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짓말쟁이.
나는 그 거짓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었었다.
우리는 피차 사랑과 장난을 구별 못하는
어린아이였다.
진실과 거짓을 칵테일에 타서 마시고
시치미를 떼는-
하지만
나는 너를 무척 사랑했고
너도 나를 사랑한 게 사실이다.
결론은 그뿐이다.
흔들리는 자신을 감추려고
어둠 속에서만 휘청거렸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나에겐 누군가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나 나를 도와준 사람은
나 아닌 다른 누구
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가 나를 그렇게 형편없는 연극 배우로
만들어 놓았었나 보다.
너에게 진 사랑의 빚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갚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승에서 갚아야 할지
죽어 저승에 가서 갚아야 할지-
그 사랑만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나는 저승에 가서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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