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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유희

작성자김광욱|작성시간26.06.18|조회수5 목록 댓글 0

 

 

 
진실 유희 / 김광욱 거짓말이었다. 모두 돌려드리겠다는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모든 걸 다 드리고 싶다던 그 말은 속임수였다. 당신의 모든 점이 좋다는 칭찬은 입에 바른 거짓말이었다. 당신의 말씀을 따르겠단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당신의 말씀이 모두 옳다는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더운 찻잔을 앞에 놓고 고개 고개 끄덕이며 내 언어에 귀기울이던 그 제스처는 거짓이었다. 그런 사랑이 있을 수도 있다는 대중가요의 한 소절 같은 애정의 확인 순간에 모든 걸 놓쳐 버리고 우는 사랑의 채무자들. 삶이 있기에 가슴이 있고 정이 있기에 인생은 아름다운 변수가 있다는 어느 날 너의 표현대로 사는 방법은 시들하고 유치해도 그 삶이 좋아서 맺어졌던 너와 나의 애드벌룬이여. 그러나 버려진 맹세 앞에선 기대는 공허롭기만 하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때로는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그 말도 꾸밈이다. 바보이길 싫어한 너는 사랑의 바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눈앞에선 공작처럼 교태 부리고 등뒤에선 칠면조처럼 색깔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짓말쟁이. 나는 그 거짓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었었다. 우리는 피차 사랑과 장난을 구별 못하는 어린아이였다. 진실과 거짓을 칵테일에 타서 마시고 시치미를 떼는- 하지만 나는 너를 무척 사랑했고 너도 나를 사랑한 게 사실이다. 결론은 그뿐이다. 흔들리는 자신을 감추려고 어둠 속에서만 휘청거렸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나에겐 누군가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나 나를 도와준 사람은 나 아닌 다른 누구 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가 나를 그렇게 형편없는 연극 배우로 만들어 놓았었나 보다. 너에게 진 사랑의 빚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갚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승에서 갚아야 할지 죽어 저승에 가서 갚아야 할지- 그 사랑만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나는 저승에 가서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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