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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간 속에

작성자김광욱|작성시간26.06.19|조회수11 목록 댓글 0

타인의 시간 속에 / 김광욱 태양이 밝아도 나는 태양을 보지 못한다. 햇빛이 눈부셔도 나는 그대를 보지 못한다. 어둠이 짙어도 나는 나의 촛불을 켜지 못한다. 밤이 아름답지만 나는 내 밤을 새울 시를 쓰지 못한다. 나의 도시엔 보석처럼 아름다운 밤이 있지만 나의 밤이 아니다. 그대를 만날 수 없다. 나의 거리엔 내가 없다. 그대의 내가 없다. 나의 그대가 나의 태양이 나의 어둠이 없는 것과 같이 이 도시엔 빛도 어둠도 없다. 나는 서 있다. 허지만 이내 허물어지고 만다. 나는 나를 내세우지 못한다. 나는 군중 속으로 마음 놓고 걸어가지 못한다.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므로 내 목소리가 그들에게 전해지지 않으므로. 나는 걷는다. 허지만 내 모습은 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만약 그대의 시간 속에 있다면 교회의 십자가가 시계풀처럼 많은 이 도시에서 그 중 어느 십자가 하나를 선택하여 내 어깨에 지고 짊어지고 그대에게로 가고 싶다. 피를 흘리면서라도 그대에게로 가고 싶다.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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