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Prologue
6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켈로나 워홀 4개월 차, 더 이상 주변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하지 못해 일상이 차츰 지겨워질 때 즈음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깻잎 카페에서 새로 올라온 글들을 매의 눈으로 열심히 탐독(?)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눈에 번쩍하고 뜨인 글이 있었으니 바로 '나는야효랑이'님의 록키 여행 팀원 모집글이었다. 내용은 대략 7월 초... 밴프... 렌터카... 인데 운전필수, 군필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운전면허가 있긴 했지만 사실 거의 장롱면허나 다름 없었다. 그것마저도 한국에 두고 왔었다. 하지만 2년동안 군대에서 배운게 '안되? 그럼 되게해 ^-^'였으니, 뭐 그깟게 대수랴 싶었다. 무작정 쪽지를 보내고, 일하는 곳에 휴가를 낼 수 있는지 알아봤다. 오케이. 완벽..했다, 적어도 그때까진. 머릿속에서는 이미 팀원들을 차에 태우고 쏟아지는 밴프의 햇살을 받으면서 한손으로 멋지게(?) 드라이브하는 영상이 자동 반복되고 있었다.
그리고는 쪽지를 기다렸다. 1일.. 2일.. 3일.. 4일째 드디어 쪽지로 합류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고 휴가를 내러갔다. 룰루랄라~ 그리고는 휴가 스케쥴을 펼쳤는데 휴가를 내려던 날짜에 주욱 그어진 빨간 줄.
"엥? 나 이때 휴가 못 내?"
"응, 못 내. 이미 그 때까지 스케쥴이 나와버렸는 걸."
"(헉!!!)..."
"휴가 낼꺼야, 말꺼야?"
"낼꺼야! 그럼 그 다음 주로 하지 뭐."
밴프로 여행 떠나기로 한번 마음먹은 이상, 무조건 가야했다. 이번 아니면 평생 못 가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까짓거 팀원은 내가 모집하면 되지 뭐. 정 안되면 혼자 떠나면 되는거고.
그 때가 처음이었다. 혼자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 건.
그리고 그 때 부터였던 것 같다.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한 건.
카페에 팀원 모집하는 글을 올렸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설마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될까, 싶었다. 분명 나랑 마음이 맞는 깻잎이 한두명은 있겠지 생각하면서. 그리고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기다렸다. 1일.. 2일.. 3일.. 1주일 동안 받은 쪽지는 달랑 두통. 그나마도 일정 수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쪽지였다. 차분히 생각해봤다.
그래, 혼자 가자. 어차피 같이 다니면 팀원 챙기느라 구경 잘 못하잖아. 혼자서 여행도 한 번쯤 해봐야지 않겠어? 마음을 굳혔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리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집에다가는 국제면허증 발급 및 배송을 부탁하고, 그레이하운드 터미널로 가서 켈로나에서 캘거리로, 캘거리에서 밴프로, 밴프에서 또 켈로나로 이동하는 티켓(21 days advanced discount)을 모두 끊었다. 또 렌터카는 enterprise에서 2박 3일, 주말 프로모션으로 예약, 저렴하게 해결했다. 애초에 잠은 전부 호스텔로 해결할 생각이였다. 모두 Hi 호스텔로 예약을 마쳤다. 단, 마지막 날은 빼고. 그리고는 여기 카페에 올려져 있는 Polo님 체험기와 TV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해 조금씩 일정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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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얏호하하 작성시간 10.07.22 저도 기대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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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이루 작성시간 10.07.22 와~ 멋있어요^-^ 혼자하는 여행이라... 정말 대단하세용+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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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따듯한갱상도녀 작성시간 10.07.30 이따금씩은 좀 외로워도, 여행은 혼자 하는 게 맛이죠.
친구 둘과 함께 가면 내 친구는 둘이지만, 혼자 떠나면 만나는 모든 이가 친구라잖습니까! -
답댓글 작성자이칸돌트 작성시간 10.07.26 정말 공감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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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칸돌트 작성시간 10.07.26 결국 혼자 가셨군요 ㅎ;;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19일에 가서 25일 오늘 도착했습니다. ㅎ 록키에 빅토리아아일랜드 다녀왔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