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치욕의 현리 폐전>
첩첩한 산그늘에 적의 포위 탈출하여
주린 배 움켜쥐고 밤낮없이 걷는 길에
흐터진 군화 자국만 세벽빛에 스미더라
그림 설명
이 그림은 1951년5월 중궁군의 대공세에 밀린 국군 병사들이 적의 포위망을 뚫고 방태산을 넘어 뿔뿔히 후퇴하는 징면을 묘사한 것이다.
해설
이 시화는 전투에 져서 적의 포위망을 탈출하는 병사들의 고난과 전우애를 침묵 속에 표현하고 있으며 전쟁의 무정과 허무함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첩첩한 산그늘"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끝없는 산길과 막막한 운명을 함께 뜻합니다. "주린 배 움켜쥐고"라는 표현은 육체적 고통과 이름 없는 병사들의 집단적 비애를 드러냅니다. " 밤낮 없이 걷는 길"은 끝없이 이어지는 고통을 암시하며 이 시가 처음부터 영웅담이 아니라 생존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밤낮 없이"는 시간 감각이 사라진 전장의 피로와 절박함을 압축합니다.
"흐터진 군화자국만 새벽빛에 스미더라" 는 이 시에서 가장 여운이 깊은 부분으로 부대의 해체, 후퇴, 죽음과 생존이 뒤섞인 흔적을 뜻합니다. 그 자국 위로 "새벽빛’이 스민다" 는 표현은 말없이 지나가는 시간과 살아남은 자의 침묵을 느끼게 합니다. "스미더라"는 회고조 표현은 이미 지나간 전쟁을 뒤돌아보는 노병의 목소리입니다.
그림과 함께 보면, 병사들의 얼굴보다 실루엣이 먼저 보이고, 숲의 빛이 군화 자국을 덮는 구도와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이 시조의 중심 정서는 ‘비장함’보다 오히려 침묵과 잔존(殘存)의 슬픔에 가깝다고 할수가 있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一雲 작성시간 26.06.11 소생이 생각한대로 참으로 시인이십니다.
전쟁은 어쩔 수 없는 동물인 인간이 가진 최대의 잔인성이 적나나하게 나타나는 생과 사의 처절함이 있어 깊은 사유가 따르겠지요.
더구나 통상의 영웅담이 가린 패배, 부상, 절망의
서사는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잘 보고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일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1 一雲님: 방문 감사합니다. 625의 달이기에 평소 그려두었던 그림을 손질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에 묻혀버린 625... 온몸으로 겪은 소생에게는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광경들입니다. 소중하게 보아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이 계시기에 보람을 느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