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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행운이란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16|조회수15 목록 댓글 0

행운이란

초여름 들판을 걷다가 문득 발길을 멈춘다. 초록빛 풀잎 사이에 작은 네잎클로버 하나가 얼굴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면 행운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책갈피에 끼워 두고, 누군가는 지갑 속에 넣어 간직한다. 마치 네 장의 잎이 앞으로 다가올 행복을 약속해 주는 부적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생각해 보면 행운은 참 묘한 단어다. 누구나 바라지만 누구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돈이 많이 생기는 것이 행운일까. 원하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행운일까. 아니면 우연히 네잎클로버를 발견하는 일이 행운일까.

어릴 적에는 행운이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험을 잘 치는 것, 선물을 받는 것, 추첨에 당첨되는 것 같은 일들이 행운이라 여겨졌다. 그래서 늘 더 많은 행운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행운은 특별한 사건 속에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창문을 열었을 때 맑은 바람이 들어오는 것도 행운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안부를 들을 수 있는 하루, 아프지 않은 몸으로 걸을 수 있는 하루, 누군가와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모두 행운이다. 우리는 종종 커다란 행복만 바라보느라 작은 행복을 놓친다. 높은 산만 바라보다가 발밑에 피어 있는 들꽃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인생을 돌아보면 삶을 지탱해 준 것은 거창한 성공보다 평범한 날들의 온기였다.

네잎클로버가 귀한 이유는 네 번째 잎이 있어서가 아니다. 수많은 세잎클로버 사이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행운도 그렇다.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 매일 보는 하늘, 익숙한 골목길, 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사실은 가장 큰 행운일지 모른다.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행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마음이 발견하는 풍경이라는 것을. 같은 하루를 살아도 어떤 사람은 불평을 찾고, 어떤 사람은 감사할 이유를 찾는다. 결국 행운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눈에 깃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풀밭에 쪼그려 앉아 네잎클로버를 찾는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 헤매지만, 정작 행복은 이미 우리 곁에서 자라고 있다. 다만 고개를 숙여 바라보지 못했을 뿐이다. 네잎클로버 한 장을 손바닥에 올려놓는다. 초록빛 잎맥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다. 그 작은 잎은 말없이 삶의 비밀 하나를 들려준다. 행운은 찾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더 큰 행운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행운을 발견하기 위해서. 아침 햇살 속에서, 바람이 스치는 창가에서, 누군가의 미소 속에서, 그리고 이름 없는 들꽃 사이에서.

행운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할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어쩌면 인생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아름다운 행운인지도 모른다. 네잎클로버보다 더 귀한 것은 네 장의 잎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고 기뻐할 줄 아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늦게야 배운다.
그래서 오늘도 초록빛 들판은 조용히 속삭인다. 행운은 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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