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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귀여운 여인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21|조회수12 목록 댓글 0

귀여운 여인

숲길을 걷다가 문득 미소 짓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름 모를 들꽃을 만났을 때도 그렇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볼 때도 그렇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미소가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아무리 멋진 숲이라도 따뜻한 웃음 하나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초록 숲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서 있다.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분홍빛 줄무늬 셔츠를 입은 모습이 마치 숲속으로 소풍 나온 소녀 같다. 세월은 분명 그녀의 곁을 지나갔지만, 미소만은 어린아이처럼 맑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를 숫자로 계산한다. 그러나 진짜 나이는 마음에 새겨진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젊어도 늙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세월이 흘러도 늘 봄날 같다. 귀여움은 얼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숲길을 걸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소풍 가는 날이면 새 옷을 입고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서곤 했다. 산길에서 다람쥐를 만나도 신기했고, 이름 모를 꽃 한 송이에도 감탄했다. 세상은 늘 새로웠고 하루는 길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아는 대신 설렘을 조금씩 잃어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작은 것에 웃을 줄 아는 사람은 특별하다. 그 마음속에는 아직 동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여인의 옷깃에 달린 꽃 브로치가 눈길을 끈다. 꽃은 계절이 지나면 지지만 사람의 마음에 핀 꽃은 쉽게 시들지 않는다. 누군가를 향한 따뜻함,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 작은 행복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오랫동안 향기를 남긴다.

숲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 도시에서는 감추고 살던 마음도 숲에 오면 자연스레 드러난다. 바람 소리를 듣고 새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다 보면 복잡한 생각들이 조금씩 가벼워진다. 그래서 숲속의 미소는 더욱 진실하다.

여인의 눈가에는 세월의 흔적이 살짝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것은 늙음의 자국이 아니라 살아온 이야기의 문장들처럼 보인다. 웃음과 눈물, 사랑과 그리움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 낸 인생의 연륜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젊음에만 있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 삶을 긍정하는 사람, 작은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그런 사람은 어디를 가든 풍경이 된다.

햇살이 숲길 위에 내려앉고 초록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린다. 그 가운데 선 여인의 미소는 마치 한 송이 꽃처럼 환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꽃이다. 문득 생각한다. 사람을 귀엽게 만드는 것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세상을 향해 활짝 웃을 수 있는 순수함, 나이를 잊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동심, 그리고 오늘 하루를 감사할 줄 아는 여유가 사람을 사랑스럽게 만든다고.

그래서 숲속에서 만난 이 여인은 단순히 귀여운 여인이 아니다. 세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사람, 마음속에 아직 소녀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초록 숲길 위에 남겨진 그 미소는 오래도록 기억된다. 마치 숲이 건네준 가장 따뜻한 선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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