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 세가지.
텔레비젼, 죠스바, 설거지
2.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의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게 언제인가?
8살 때 방과후 학교 앞 엿 뽑기를 복권하듯이 일주일에 몇 번씩 꾸준히 했던 적이 있었다.
1년 내내 꽝만 나오다가 이번에도 꽝 나오면 뽑기 그만 해야지 라고 생각한 어느 날, 잉어가 걸렸다. 근데 아저씨는 너무 태연하게 잉어가 없다면서 전투기 2 개나 기타 2 개중 고르라고 했고, 난 별 생각 없이 조금 더 커 보이는 기타 2개를 골랐었다. 기타를 처음 접한 게 그 때의 엿 기타였다. 락 음악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때였고, 기타를 처음 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그리고 21살까지는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연주하는 펑크밴드에서 빨갛게 세운 스파이크 머리의 기타리스트가 되는 게 꿈이었다. 진지하게 노래를 쓰고 부르기 시작한 건 22살 가을이었던 것 같다. 가끔 그 전투기를 골랐으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3. 뉴욕과 서울 생활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방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불법으로 노래 다운로드 하는 것도.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서울에서 먹는 중국음식은 맛있고, 맥주는 맛이 없다는 것. 둘 다 공평한 환경이다.
4.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 반대로 후회되거나 잊고 싶은 순간은?
국민학교 4학년 수련회 마지막 날 밤. 캠프파이어에서 개똥벌레를 합창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반면에 종이에 베이는 순간마다 인생을 반성할 정도로 그것이 싫다. 영화에서 죄 없는 동물이 사람대신 다칠 때 마음이 가장 많이 아프다.
6. 버릇. 습관
금연 중이다. 될 수 있다면 앞으로 계속.
작은 엘리베이터, 차, 버스는 웬만해서는 타지 않는다. 천장이 낮은 곳은 들어가지 않는다.
가끔 집 밖에서는 금 안 밟고 걷거나 손잡이를 만지지 않는다. 병은 아니다. 게임이다.
7. 만나보고 싶은 유명인(혹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이유는?
가수는 Michael Jackson, 감독은 Wes Anderson, 죽은 사람으로는 Charles Bukowski 가 있다.
마이클 잭슨의 라이브를 들으면서 부카우스키랑 내가 생크림처럼 거품이 뜬 맥주잔에 코를 담그고 마시는 모습을 웨스 앤더슨이 찍어준다면 써커스 같을까.
8. 이것만큼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다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지?
거의 모든 요리를 거의 모든 사람들 보다 잘한다. 선천적인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연습 역시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식을 집중적으로 연구 하고 있다. 생선요리가 아직 조금은 어렵다.
9. 스스로 생각하기에 좋은 음악이란?
실험적인 건 과학자, 멋있는 건 모델, 락앤롤은 그만 됐고, 좋은 음악은 모타운이 이미 다 만들었으니까 기타생산을 중단하고 헤드폰만 대량으로 생산해도 될 것 같다.
10. 최근 관심사는?
공상과학소설/영화/만화. 비현실적인 배경을 무대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고,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까 해서 명작들만 골라서 즐기고 있다. 이쪽 장르를 무시했던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또 후회하고 있다.
11. 인생관과 음악관이 있는가?
나쁜 놈일수록 단순하니까 잘해주자. 여름엔 댄스 겨울엔 메탈.
12. 국내 로크뮤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요즘 한국 락 음악은 사실 잘 모른다. 옛날 한국 펑크씬이 한창일 땐 서울에 있는 가족들에게 부탁해서 이상한 펑크 씨디들을 잔뜩 모으고 홍대 펑크씬을 상상하며 즐거워했었다. 하지만 청년폭도맹진가를 마지막으로 한국의 락음악이나 씬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비교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산울림보단 김수철을, 신중현보다는 김민기가 좋다.
......사실 다 필요 없다. 서태지가 최고다.
13.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 (생각나는대로)
남극탐험, 돌고래 등 타기, 정글탐험, 우주여행
1'st album com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