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여자가 춤추는 미래
강시현 시인
버스에서 내린 일가친지들은 남은 두어 시간 기다리며 커피를 마셨다
헤이즐넛으로
아메리카노 원샷 추가로
그동안 화구에 누운 여자는 부지런히 뼈를 태웠다
발골실이 호명하자 여자는 흰 항아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먹이를 부수던 틀니도 제거되고
가슴이 두근거리던 증상만 그 속에 남았다
세월의 굼뜬 그림자는 곱은 손을 흔들며 중심을 놓치고
개망초꽃 일렁이는 개울가에 가까스로 이웃들은 살아남았다
삼월 매화를 귓가에 꽂아 주며 웃던 날은 가고
연기처럼 춤추던 여자를 처음 읽던 때
마지막 조객이 된 신설 화장장 굴뚝이 커피 향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강시현=경북 선산에서 출생.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리토피아> 신인상 등단. 시집으로 <태양의 외눈>,<대서 즈음>,<사과가 있는 토요일>이 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