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심한 감기에 걸렸다. 동아마라톤 후 다리를 푼답시고 저녁때 산책을 한 게 결정적인 이유였나보다.
산책하다 몸이 더워져서 잠깐 점퍼를 벗었다가 다시 입었는데 그때 몸속으로 찬 바람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동아마라톤 2주 전에 감기가 와서 혼을 다 빼놓더니 이번에도 감기다. 이번 감기는 아침에 일어나서 침을 삼키기
힘들더니 차츰 코로, 머리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결국은 온 사무실이 다 울리게 기침을 해대고 있다.
“마라톤 하는 사람도 감기 걸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묻는다. 마라톤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무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자기네들은 생각지도 못한 풀코스를 뛰고 와서는
감기에 걸려 골골거리는 모습이 오히려 신기한가 보다.
달림이들은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마라토너들은 감기에 잘 걸린다. 실제로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들이 감기에 걸릴 확률은 일반사람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있다.
한 주에 90km 이상 달린 사람들이 주당 30km 이하를 달린 사람들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은 역시 2배나 높다.
실제 LA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2,311명의 마라토너를 조사했더니 7명 중 1명꼴로 대회 후 첫 주에 감기에 걸렸는데,
이는 마라톤 훈련은 했으나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감기에 걸린 숫자보다 5배나 많았다고 한다.
마라토너들이 감기로 고생하는 것은 바로 면역력 저하 때문. 감기 등에 걸리지 않으려면 면역력을 길러야 하며,
운동을 하게 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보약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처럼 운동도 지나치면
도리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마라톤을 완주한 후에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데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얼마전 KBS 수요스페셜에서는 운동과 건강과의 관계를 ‘열린 창문 효과’(Open window effect)로 설명하는 것을 봤다.
운동을 갑자기 심하게 하는 것은 창문을 갑자기 활짝 열어놓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열린 창문으로 찬 공기가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열린 창문 효과’ 다.
이동윤 달리는 의사회 회장은 “메이저 대회 후에는 한 달 정도 체온조절에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이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달리기를 무조건 안 하는게 좋을까. 이동윤 회장의 충고는 이렇다.
1. 콧물이나 인후통 등의 단순한 감기증상의 경우, 증상이 없어지면 1~2일 후부터 고강도 운동도 가능하며,
감기증상이 위험해 보이지 않을때는 걷기와 같은 경도에서 중등도의 운동이 가능하다.
2. 감기에 걸렸을 때 운동을 참아야 할 가장 첫 증상은 ‘너무 아픈 느낌’이다. 또한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휴식 시 맥박이 1분에 100회 이상이거나 목의 임파선이 부으면서 인후통과 피로가 동반될 때, 몸살 끼가 있을 때는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목의 통증이 상당히 좋아지며,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 느낌이 있을 때까지
2~4주간은 반드시 운동을 쉬어야 한다.
**이동윤 씨 말을 들을 걸, 감기로 고생했네요. 모두들 즐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