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놀이는 아이들의 목숨이다.

작성자세아아빠|작성시간26.06.10|조회수12 목록 댓글 0

아이에게 놀이는 산소와 같다.
놀이를 빼앗으면 숨이 멎는다.

아이들이 도대체 노는 것 말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p.18)

자유놀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놀이
놀이의 반대말은? 일x  불안,우울, 두려움

 

 

놀이운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햇수로 3년째다. 그 당시 다섯 살이던 딸 세아는 이제 일곱 살이 됐다. 그동안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여러 동네를 누비며 함께 놀았고, 그 과정에서 세아도 나도 몸과 마음이 조금씩 자라나는 것을 실감해 왔다.

그런데 유치원에 입학하고 2년이 지난 지금, 그토록 명랑하던 아이가 부쩍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조금만 지루해도 그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바로 눈앞에 있는 물컵을 보지 못해 손으로 쳐서 엎지르기도 한다. 아내는 그 모습을 보며 혹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 것은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알 것만 같았다. 그 이유는 바로 ‘놀이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을. 책의 1장 ‘놀이는 목숨이다’에서 경고한 ‘놀이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나는 당장 눈앞의 세아를 보며 확실히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 세아를 놀리려 애쓴다. 어떻게든 하루의 ‘놀이 할당량’을 채워주려 노력한다. (반나절은 놀아야 겨우 채울까말까지만) 

물론 그럴수록 귀가가 늦어지고 아내의 잔소리가 거세진다. 
그럼에도 세아의 놀이 시간을 포기할 수 없는 건, 그것이 '숨구멍'이기 때문이다. 마치 성인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온종일 일하고 퇴근하는 것처럼, 하루 종일 네모난 공간에 갇혀 있다가 네모난 버스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아이. 버스에서 내릴 때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피곤에 지친 얼굴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너무나 아려온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표정이 싹 바뀐다. “아빠, 놀자!” 외치며 냅다 놀이터로 뛰어가는 것이다. 아이의 생기와 명랑함은 오직 ‘놀 때’만 피어난다. 그렇게 매일 한 시간 반을 놀다가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간다. 엄마에게 혼날 엔딩을 뻔히 알면서도 늘 “5분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놀기를 택하는 세아를 보며 생각한다. 어찌 아니 그럴 수 있으랴. 아이는 놀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고, 책의 제목처럼 놀이가 밥이자 목숨인 것을. 밥은 굶겨도 놀이는 결코 굶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놀이 시간이 부족한 것은 비단 내 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옆집, 이웃집, 옆 동네를 넘어 전국의 아이들이 놀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아이들의 하루 평균 놀이 시간은 48분에 불과해, OECD 평균인 2시간 30분에 한참 못 미친다.
그래서 나는 모든 아이가 마음껏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골목 팝업 놀이터인 ‘모여라 놀이터’를 만들었고, 올해 4월에는 아빠 놀이 모임 ‘파파고’를 시작했다. 책에서도 강조하듯, 양육자와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가꾸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수많은 이야기 중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내일이 아닌 오늘, 지금 당장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하라는 것. 아이들의 자유와 놀이, 그리고 진정한 해방을 위해 나는 오늘도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내려 애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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