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손
이해존
검지가 무언가를 가리킨 채 팔목이 잘려 있다
도로 위에서
찢어진 살점 속으로 내가 보지 못한 뼈
구름을 가리키다 순식간에 아스팔트를 궁리한다
이곳은 어딜까,
오래된 아스팔트와 담배꽁초 사이
몸의 자세를 기억하고 있는 팔목
도로를 질주하던 바퀴가 통제되고
얼굴 없는 손을 들어 올릴 때
그림자가 뿌리째 딸려 나온다
검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오늘을 궁리했을
한 방향을 가리켰을 손짓의 의미는
오른손을 지켜보던 왼손도 사라지고
죽은 새의 가슴을 만지던 촉감으로
팔목의 그림자를 들어 올린다
무너진 잔해와 화염
팔목 잃은 얼굴이 피어올랐다 흩어진다
—《시인수첩》201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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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존 / 1970년 충남 공주 출생. 2013년〈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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