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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잘린 손 /이해존

작성자이양덕|작성시간14.07.01|조회수19 목록 댓글 0

잘린 손

 

   이해존

 

 

 

검지가 무언가를 가리킨 채 팔목이 잘려 있다

도로 위에서

찢어진 살점 속으로 내가 보지 못한 뼈

 

구름을 가리키다 순식간에 아스팔트를 궁리한다

이곳은 어딜까,

오래된 아스팔트와 담배꽁초 사이

몸의 자세를 기억하고 있는 팔목

 

도로를 질주하던 바퀴가 통제되고

얼굴 없는 손을 들어 올릴 때

그림자가 뿌리째 딸려 나온다

 

검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오늘을 궁리했을

한 방향을 가리켰을 손짓의 의미는

 

오른손을 지켜보던 왼손도 사라지고

죽은 새의 가슴을 만지던 촉감으로

팔목의 그림자를 들어 올린다

 

무너진 잔해와 화염

팔목 잃은 얼굴이 피어올랐다 흩어진다

 

 

 

                       —《시인수첩》201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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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존 / 1970년 충남 공주 출생. 2013년〈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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