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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불멸의 명작 /천양희

작성자이양덕|작성시간14.08.05|조회수19 목록 댓글 0

불멸의 명작

 

천양희

 

 

누가

바다에 대해 말하라면

나는 바닥부터 말하겠네

바닥 치고 올라간 물길 수직으로 치솟을 때

모래밭에 모로 누워

하늘에 밑줄 친 수평선을 보겠네

수평선을 보다

재미도 의미도 없이 산 사람 하나

소리쳐 부르겠네

부르다 지치면 나는

물결처럼 기우뚱하겠네

 

누가 또

바다에 대해 다시 말하라면

나는 대책없이

파도는 내 전율이라고 쓰고 말겠네

누구도 받아쓸 수없는 대하소설 같은 것

정말로 나는

저 활짝 펼친 눈부신 책에

견줄 만한 걸작을 본 적 없노라고 쓰고야 말겠네

왔다갔다 하는 게 인생이라고

물살은 거품 물고 철썩이겠지만

철석같이 믿을 수 있는 건 바다뿐이라고

해안선은 슬며시 일러주겠지만

마침내 나는

밀려오는 감동에 빠지고 말겠네

 

  


―시집『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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