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
이만섭
무거운 짐은 나귀가 떠오르네
짐을 위해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길을 가는
인내는 사사로움에 더하여
내 어깨를 짓눌려 오네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지
거슬러 오르면 원죄와도 맞닿아
그것을 몸으로 갚는 중인 듯
하필 나귀는 무게를 도맡아
불룩 나온 배처럼 등짐이라는 이름을
제 운명하고 바꾸었네
몸이 무게인데도 길가에 서 있는 바위는
세상의 무게에 관심 없고
유난히 나귀만이 무게를 끌어다 쓰네
가분수처럼 짓눌려 걷는 길은
언제쯤 쉼표를 찍을 것인지
무게를 덜어내고픈 눈초리 채찍인 듯
손을 저어 말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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