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 도종환
그대가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
능소화보다 더 진한 노을이 그대 뒤에 있었다
그대가 기진맥진해 있을 때
감빛 노을에 어둠의 먹물이 흘러들고 있었다
그대의 한쪽 무릎이
주저앉을 때
노을은 한쪽 가슴이 까맣게 타고 있었다
포기하지 마라
재가 된 하늘 위에
사리 같은 별이 뜬다
그 별이 더 많은
별을 불러올 것이다
땀방울에 섞인 눈물 닦고 허리를 펴라
어둠 속에
어둠만 있는 게 아니다
저녁 바람도 초승달도 모두 그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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