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쫓는 상상
이헌 조미경
개구쟁이들이 풍덩 뛰어들고
피라미가 헤엄치는 곳
모래성을 쌓았다 무너뜨리는
고사리 손들이 다녀간 개울가
바위틈에는 까만 다슬기가
웅크리고 앉아 이끼를 갉아먹고
잔잔한 파도를 따라
물 그림자에 비친 자신에 취하는 물방개
가재가 기어 다니는 계곡
그곳에 신들린 음성이 둘리고
투명한 물 한 모금 마시고
감탄을 자아내는
산 짐승의 땀 닦는 소리 들린다
물가에는 흐느적거리는
초록의 잎새가
더위를 피해 달려온 나그네의
발길을 온몸으로 반기고 있다
선비의 정신을 닮은 대나무
바람이 불때마다 글 읽는 소리 낭랑해
게으름 피우다 화들짝 놀란 가슴
얼기설기 엮은 오두막집에 벗이 찾아 오면
소박한 찬 내 놓으며 두런거리는 수저질 소리
밤이면 반딪불이를 불러다
밤하늘을 수놓은 작은 별들을 헤아리며
스테파니 아가씨와 목동의 사랑을 적으며
시 한수 읊으며 퓽류에 젖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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