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담을 쌓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어요.
내게 담은 경계선, 아니 보호막 같은 것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담이 너무 높아서 더 이상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말이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진 건 꽃 한 송이가 내 발 아래로 떨어진 바로 그날이었어요.
나는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들여다보았어요.
그제야 내가 쌓은 담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불완전한지 알게 됐지요.
나는 무릎을 꿇은 채 펑펑 울었어요.
‘아, 난 정말 혼자야. 내겐 남은 게 없어. 누가 날 좀 도와주세요, 제발….’
그때 어둠을 뚫고 환한 빛이 쏟아졌어요.
나는 거기 누군가가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나의 어둠이 서서히 그의 축복의 빛 속으로 사라졌어요.
그때부터 나는 ‘질투심’, ‘무관심’, ‘이기심’, ‘고집’의 돌들을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담이 내 발목까지 낮아졌을 때 먼 길을 떠났어요.
때론 다른 사람의 담 안으로 꽃을 던져 넣었고, 때론 뚫린 담으로 손 내밀어 악수했어요.
나는 이제 내게 왔던 그가 그 사람들과도 함께할 걸 알아요.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란 것도요.
- 글로리아 J. 에반즈 ‘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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