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필요해
-강지원-
1. 만일 내가 죽는다면?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뒷일은 알아서 하겠지 그래도 나는 영원히 편안하게 쉴 수 있겠지 생각한 적이 있다. 차마 내 손으로 죽을 수는 없어서 살아있으니 살아가던 때였다. 아이들이 20살 정도 되면 성인이고 내 할 일은 다 했을 것이다. 그때쯤엔 내가 없어도 되겠지 싶은 생각이 은근히 있었다.
2.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주부대상 강연을 보았다. 강연자의 나이는 50대 후반쯤 되었을까. 그 강연을 듣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나의 마음을 울린 건 딱 한 줄의 말이었다.
‘나이 50에도 엄마가 필요하더라고요.’
실패의 순간에 부모의 따뜻한 조언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했다. 삶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부모. 나는 살 수 있는 한 끝까지 살아남아서 아이들을 위한 내 책임을 다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3. 그러고 보니, 어느덧 세 아이의 부모가 되었지만, 울 엄마 앞에서는 나도 어린아이가 된다. 때로는 응석을 부리고, 미안하지만 게으름도 피운다. 우리아이들이 40이 되고 50이 되어도 기댈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안 낳고 혼자살고 싶은 마음이 불뚝불뚝 솟아나지만, 기왕에 낳은 것 우리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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