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오 빌라도의 이름이 사도신경에 등장하게 된 이유>
사도신경에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두 사람, 곧 동정녀 마리아와 본디오 빌라도의 이름이 등장한다. 기독교 신앙의 요약이며 정수인 사도신경에 로마제국 총독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베드로나 바울과 같은 중요한 인물의 이름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처형시킨 빌라도의 이름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초대교회는이 사람의 이름을 넣었을까?
본디오 빌라도의 이름이 사도신경에 등장하게 된 이유를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빌라도라는 이름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이 실제적으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임을 밝히고 있다. 본디오 빌라도는 서기 26-36년 사이에 유대지방을 통치하던 로마총독이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가공의 인물이 아닌 역사적 실제인물이며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건이 일어났던 때가 그의 통치기간임을 밝히는 것이다. 이단인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자체를 부인했지만, 초대교회는 십자가 처형을 당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믿음을고백하고 있다.
둘째 이유는 신앙의 근거와 성격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 근거를 두며 세속적 권력이 아닌 하나님의 의지와 능력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결백한 분이셨으나 세속 권력은 그를 십자가에 처형하였다. 그 세속 권력을 대표하는 자가 곧 본디오 빌라도이다. 초대교인들은 신앙이 위협을 받을 때 죽임 당하면서도 신앙을 고수하였다. 그들은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쁨과 영광으로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그들의 신앙의 근거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고난과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이다.
(정용석. (2012). 사도신경 해설. 대학과 선교, 22, 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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