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작년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때, 국어 교과서를 들고 나에게 헐레벌떡뛰어왔다.
"엄마! 엄마가 좋아하던 시가 우리 교과서에 나왔다."
무척 반갑고 신기해하면서...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때 후회가 없게 기회가 왔을때, 매 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내라는 뜻에서 내가 가끔 이시에 대해 말해준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보았다.
아이의 흥분된 모습과 함께 교과서에 실린 그시를 우두커니 보면서 , 아이 한테는 시의 의미를 그렇게
열심히 말하고 설명했으면서도 정작 난 후회 투성이의 삶만 살은것같다. 그랬기 때문에 아이 한테 그렇게 강조해서
말한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만큼에서 나를 뒤돌아 봤을때 그때 좀더 철이 들었더라면, 좀더 적극적이었더라면, 좀더
깊이 생각하고 사랑했더라면, ...좀더 최선을 다했더라면....
미운오리새끼가 아름답고 화려한 백조로 변신하듯 내모습도 지금과는 달랐을텐데... 하는
후회와 회한만 남는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시어
반벙어리: 열심히 말걸지 못함 (소극적 태도)
귀머거리: 열심히 귀 기울이지 못함 (무관심)
우두커니: 열심히 파고 들고 사랑하지 못함 (방관적)
노다지: 소중한것 , 과거에 놓쳐버린 모든 순간
꽃봉오리: 가치있고 소중한것, 지금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