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루나무 신작노가 그립다.

파란 하늘아래 고고히 선 그림자
꿈이 무언지 신작로 길가에 모아둔
자갈더미처럼 쌓아 놓기만 했던 시절

등에 질끈 동여맨 책보자기 안에서
달그락 달그락 수저 소리를 내며
뽀얀 길을 내달리던 친구들... ...
그걸 보노라면 미루나무 잎새같이 팔랑거렸고 
친구를 부르는 마음처럼 미루나무 꼭대기에서
말매미는 죽어라 울어댔다.
흙 마당을 쓸기도 하고
낮은 흙 담을 돌며 작은 꽃들과 놀다가도
미루나무가 있는 신작로 길을 다시 내달린다.
흙먼지가 많은 길에 반짝이는 잎은
오로지 미루나무 뿐이었다. 
이제 이 곳 저 곳에도 없는 그 자리
그리움만 무시로 내려앉는다.
너무 높아 오르지 못하고
그늘에서 쉬기만 하다 뒤돌아보니 사라져버린 작은 날들이
밀물되어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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