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세월의 언덕에서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바삐 살아온 날들의 끝자락에서
문득, 지나온 시간들이
잔잔한 물결처럼 마음에 밀려오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듯 쌓여온 세월,
머리위에 내려앉은 흰 빛은
어느새 인생의 계절이 깊어졌음을 말해준다.
춘풍취불소(春風吹不消)라 했던가.
봄바람이 불어도 녹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세월의 흔적이요,
살아온 날들의 무게일 것이다.
춘진유귀일(春盡有歸日)
봄은 가고 또 돌아오지만
우리의 젊음은 다시 돌아
오지않는 길 위에 서있다.
그래서 더 애틋하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노래무거시(老來無去時)
늙음은 한 번 오면 떠날
줄 모른다지만 그 속에도
삶의 결은 더 깊고 단단해 진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춘래초자생(春來草自生)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돋아나듯 우리의 삶 또한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레 피어나고 있었음을.
돌아보니 기쁨도 슬픔도,
만남도 이별도 모두가
나를 이루는 한 조각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지나간 세월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조용히 끌어안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흐르는 시간 위에 서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나의 삶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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