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인이 있다. 그는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연히 소멸될 운전면허증을 폐기하기 위하여 폭설이 내리는 한겨울 8일 동안 장장 200여 킬로미터를 오로지 지팡이 하나와 자신의 두 발에만 의지하여 걷는다. 그는 왜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길을 걸었을까?
『행복한 걷기』의 저자 스콧 새비지는 이 물음의 답을 얻기 위해 걷는다. 저자의 도보 여행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대도시의 샐러리맨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가족의 크기에 적당한 마당과 마차를 이용한 이동, 깊은 고요, 신앙심 깊은 공동체, 손수 만든 소박한 옷, 힘든 육체 노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깊어만 가는 땅에 대한 애정"을 택함으로써 영혼의 행복을 얻는다. 또한 걷는 과정을 통하여 미국 사회의 현실을 '체험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200킬로미터를 지도 한 장에 의지하여 걸음으로써 추상적 이미지의 미국을 절실하게 실감한다.
저자는 속도를 포기함으로써 과거에 대한 감각만을 회복한 것이 아니다. '걷는 속도'에서만 볼 수 있는, 그동안 가까이 두고도 살피지 못했던 주변 사물들에 대한 애정과 관용의 회복은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삶의 신비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발전과 속도에 대한 욕망을 덜어낸 자리에 들어찬 여유와 관용을 독자에게 직접 삶으로 증명하고 있다.
저자 : 스콧 새비지 Scott Savage
역자 : 이효석
옮긴이의 말
프롤로그
입장과 흔적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
안식일
종착지에 들어서며
귀환
저자후기
기한 만료된 운전면허증을 폐기하기 위해 장장 200킬로미터를 걷는 한 미국인의 이야기
잡지 플레인의 편집인으로 알려진 스콧 새비지는 '면허증 폐기' 그것도 기간이 만료된 운전면허증 폐기라는 다소 특이한 목적을 위해 미국 오하이오 주 반즈빌을 떠나 주도인 콜럼버스 시까지 8일 동안 걸어간다. 오로지 지팡이 하나와 자신의 두 발에만 의지한 채.
그는 왜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을 걸었을까? 이 책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강한 믿음으로 실천하는 한 미국인 퀘이커의 땅에 대한 강한 애정이 담겨 있다. 그 애정에서 우리는 그가 왜 가지 않아도 될 길을 굳이 걸어가서 얻으려는 행복감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자동차가 상징하는 현대 문명 이기의 속도에 지친 많은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기도와 같은 저자의 메시지에서 깊은 고요와 같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소박한 삶을 실천하는 영혼의 여행기이자,
자동차를 버리고 두 발로 걸어 쓴 미국인의 미국 사회를 성찰하는 기행문
이 책은 대도시 샐러리맨에서 시골 농부로 변신, 소박한 삶을 실천하는 영혼의 여행기이자, 자동차를 버리고 두 발로 직접 미국 땅을 걸음으로써 비로소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미국인에 의한 미국 사회에 대한 기행문이며, 미국 지리와 문화 풍경을 기록한 미국 문화 이야기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저자가 평범한 대도시의 샐러리맨에서 시골의 농부로 변신한 퀘이커Quaker, 즉 "가족의 크기에 적당한 마당과 마차를 이용한 이동, 깊은 고요, 신앙심 깊은 공동체, 손수 만든 소박한 옷, 힘든 육체 노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깊어만 가는 땅에 대한 애정"으로 이루어진 생활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영혼의 여행기이다. 책의 매 장을 성서 구절로 시작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영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책의 또 다르 낯원은 이 책이 미국인의 눈으로 본 미국사회에 대한 기행문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자동차를 포기하고 두 발로 직접 미국의 땅을 걸음으로써 비로소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있게 된다. 자동차를 버리는 순간, 그동안 차창 밖의 건조한 이미지로만 존재하던 미국의 자연과 사람이 까칠하고 촉촉한 질감을 가진 실체로 다가오는 것이다.
"출발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지팡이를 짚을 필요도 없는데 너무 낭만적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집에 놔두고 올걸 그랬나. 갑자기 모든 계획이 터무니없어 보였다. 운전면허증을 포기하고 성경을 암송하기 위해 다른 도시까지 걸어간다는 게 말이나 되나? 나 자신에게 무언가를 입증한다는 이유로 나는 왜 스스로를 수많은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일까?"
스콧 새비지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기 위해 담당 관청이 있는 곳까지 8일을 걸어서 갔다. 관청에 면허증을 반납하던 날이 곧 면허증 만료일이었다. 그러니 가만 있으면 자동으로 없어질 물건을 없애기 위하여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간 셈이다. 그는 왜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을 걸었을까? 저자의 도보 여행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한 손엔 지팡이를, 다른 손엔 성경 구절 하나 들고 걸어간 길 끝에서 새비지가 만난 것은, 이제 막 자신의 '주님'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게 해 줄 '소박한 삶'의 문턱을 넘어선 "순수한 나 자신, 안과 밖이 동일한 자아"였다. 결국 순수한 자기 자신을 만나기 위해 멀고 힘든 길을 걸었던 것이며, 그 길 위에서 바로 자기 믿음의 실현인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직 반납하지 않은 자신의 운전면허증 때문에 또는 자신의 거실에 놓인 컴퓨터나 텔레비전 때문에 미안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자동차와 컴퓨터가 없었다면, 스콧 아무개라는 어느 미국인 퀘이커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러 먼 길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고 누구를 만났는지, 아직 까맣게 모르고 있을 테니까. 문제는 나에게 어떤 '물건'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단순 소박한 살밍 가능한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따라서 해답은 내게 있거나 없는 '물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가졌거나 버린 '나'에게 있다. 스콧 새비지는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간단한 방법으로 자기 자신을 찾았고, 거기서 답을 얻은 셈이다. - '이현주(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