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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발견하다

인천대공원 밤길 산책

작성자punky|작성시간09.07.05|조회수149 목록 댓글 3

 

오후 5: 00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가 놀이터 그네를 함께 타면서 세상의 모든 행복과 웃음을 모아서 까르르 터뜨린다.

 

오전 10 : 00  짜장면 철가방 청년이 배달갔다 오다 배가 고팠는지 빵을 우유도 물도 없는 채로 꾸역꾸역 입에 쑤셔넣는다.

 

할 수만 있다면 우유라도 갖도 주고 싶다. 허기에 지쳐 빵을 쑤셔넣으며 자꾸 손목시계를 보는 그가 안쓰럽다.

 

오후  2: 00  할머니와 딸이 골목안에 앉아서 맞담배를 피운다. 물론 모녀 지간일 것이란것은 일방적인 내 추측.

 

그 곁으로 구구구구 비둘기 둘이서 사뿐사뿐 그녀들 곁을 지나간다.

 

갑자기 할머니가 일어서더니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쌀이나 조 같은 곡물을  한 줌 갖고 나와서 비둘기들에게 던져준다.

 

터프한 할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푸근했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지.

 

밤 9시가 되어 퇴근 하면서 인천대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뒤에서 팀장들이 어디가냐고 소리친다.

 

대공원이요! 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혀를 끌끌 차는 소리와 함께 혼자 무섭지도 안나봐? 괴이쩍은게 한 두가지가 아냐.

 

대공원은 낮의 열기를 가라앉힌 바람이 밤의 숲속 향기와 함께 밀폐되었던 영혼을 일으켜세운다.

 

낮에 들었던 MP3음악을 다시 들으면서 밤의 대공원 산책을 시작한다.

 

수요도보팀과 매번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있게 산책해보기는 처음 인것 같다.

 

한바퀴 돌고 달그림자가 드리운 호숫가에 앉았다.

 

김동률의 잔향이 귓전에 녹아든다.

 

가사는 후지지만 오케스트라를 동원하고 호소력있는 김동률의 노래가 달밤의 호숫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인간사 그런 저런 인간 모여서 먹고 살자고 하는 난장판에서 담대하게, 담백하게 처신하고....

 

즐길 수 있는 건 오직 음악과 밤의 산책과 자본론 필사 뿐이다.

 

뭔가 이 맛에 산다! 라고 느끼는 게 있어야 살아지는 법이지.

 

적어도 일주일에 세번은 밤의 산책을 즐길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김동률의 잔향에 이어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를 들으면서 집으로 향했다.

 

와보니 오늘 여의도에서 노동자대회가 열렸구나.

 

그런데 충돌없이 무사히 끝났다고 하는 기사를 보니 또 욕이 저절로 나온다.

 

지금 사태가 충돌이 아니라 민란이 일어나고도 남는 시기인데.... 노동자 대회가 충돌없이 무사히 끝났다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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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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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새터 | 작성시간 09.07.05 근무지의 장소가 참 좋은곳에 있어요. 밤의산책! 요즘 달도좋죠 반달지나 보름쯤 되여가니
  • 답댓글 작성자하늘빛 | 작성시간 09.07.16 펑키님 근무지가 인천대공원이여요?
  • 작성자청한 | 작성시간 09.07.06 아무도 일년동안 생활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펑키님이 드디어 생활에서 뭔가 발견을 하셨군요...... 틈의 간격이 넓어도 채워지는 게 생활이란 느낌이 듭니다. 대공원 야경을 일주일에 세번씩이나 즐길 수가 있다니, 자주 발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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