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을 타고
석정미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너를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내 품을 떠난 지 오래지만 너는 여전히
내 마음 한쪽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
황사가 걷힌 금요일 오후 나는 경춘선을 탄다
창밖으로 봄을 준비하는 나무들
뜨거운 전쟁 속에서도 봄은 온다
길은 아직 차갑지만
너와 나의 온기로 조용히 몸을 푼다
어느새 이렇게 자라
낯선 도시 빌딩 숲속에서
너의 자리를 찾아 뿌리를 내리고 있다
너를 향하고 있는 경춘선
아주 천천히 너를 만나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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