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재가 수행자의 삶에서
'부처님 가르침이 자연스럽게 삶의 기준이 되어 가는 과정'을 나눈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한번 제대로 이해된 가르침은 사라지지 않으며
세간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자연스럽게 삶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정도(正道)로 잘 인도 되어
수승한 법보시가 법사님께 바르게 회향되기를 기원합니다. 🙏
Q. 법사님께서는 불교를 접하기 전에 판사직을 그만두시고, 마흔 무렵 불교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돌아보셨을 때 그 나이에 시작한 것이 늦었는지, 혹은 적절했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또한 불교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과 이후, 그리고 현재의 삶에서 세간적 삶과 출세간적 삶의 비율은 어떻게 변화해 왔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불교를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게 45살 이였고, 그 당시에는 불교를 공부하고 싶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불교의 얼개를 파악하는 데 한 15년이 걸렸습니다. 나이로 치면 60 정도 돼서 비로소 불교의 얼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저로서는 내가 불교를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이 좀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몸이 가볍고 튼튼할 때 수행도 할 수 있었을 거고 그러면 이번 생에도 좀 더 진보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측면에서, 내가 불교를 너무 늦게 알아온 것이 참 안타깝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 어느 분 나이가 37세라고 들었는데, 여러 분들이 와 계시는 걸 보고 ‘일찍’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37이라는 나이는 불교의 정수에 얼마든지 갈 수 있는 환경에 있습니다.
불교의 근본 원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2~3년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비교적 일찍 불교를 접한 여러분은 참 복 받은 분들입니다.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저는 믿건대 여러분이 불교와 이 정도 인연이 되어 공부하게 됐다면, 불교에서 갑자기 다른 길로 쉽게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가르침이 그만큼 매력적이고 뛰어난 가르침이거든요.
다른 일을 하시더라도 이걸 중심으로 한, 사고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돌아가시거든 불교의 원리에서 내 행동을 지나치게 제약하려고 하지 말고 사회생활은 또 사회생활대로 열심히 해 보시면서, 사람들이 흔히 빠져드는 감각적 욕망의 세계가 심하게 유혹할 때는 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럼으로써 과연 그것이 빠져들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렇게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앞으로의 발전에 기초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당부 드리지 않아도 여러분은 틀림없이 모든 생활의 지침이랄까 가치 판단의 기준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좀 편하게 접근하시면서 빠른 시일 내에 수행을 본격적으로 해 보는 것이, 내 삶을 진전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감사합니다
Q. 일상 속에서 12연기와 사성제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사실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재가 생활에서 외부 환경에 흔들릴 때, 이를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A.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간으로 돌아가 외부 환경을 접하더라도, 지금 배운 가르침은 쉽게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난관이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 가르침이 늘 마음에 남아 있어 다시 경전을 보거나 잠시라도 사띠를 하는 등 자연스럽게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방법을 찾거나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가르침은 매우 탁월하고 매력적이어서, 기본적으로 이해한 후에는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누가 붙잡아 주지 않아도, 편안하게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실천하면 됩니다.
Q. 재판 과정에서 탐·진·치에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접하셨을 텐데, 그러한 인간의 고통 구조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고(苦)의 구조 사이에는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A. 세상 사람들이 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모르죠. 그래서 고통을 받으면 그 원인을 잘 모릅니다.
부처님 가르침 모르면 왜 내가 괴로운지, 내가 왜 화를 내는지 그런 걸 구조를 이해를 못해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좋은 게, 세간에 돌아와서 살아보시면 나한테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 모든 느낌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지혜가 생길 거예요.
내가 괴로움을 받으면 왜 그런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지를 다 아실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지나치게 자꾸 나를 부처님 가르침에 묶어 매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 안 해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벗어나려고 해도, 아마 누가 묶어놓지도 않았는데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움직이는 원리도 눈에 잘 보일 거예요.
정치인들이 움직이는 논리, 사업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논리, 어떻게 욕망에 붙잡혀서 어떤 일을 저지르고 다니고 하는 것이 다 보일 겁니다.
그러니까 1년 동안 공부하신 게 그냥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걸 잊어버리려고 해도 잘 잊어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들을 앞으로 인도할 겁니다.
그걸 애써 외면하고 반대 길로 도망가지 않는다면 결국은 이 길로 돌아올 것이고 외면하기도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지금 얼마나 다행인지 한번 보세요.
저만 해도 45살 먹을 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전혀 감을 못 잡고 살았습니다.
왜 내가 고통 받았는지, 부처님께서 삶이 '고'라고 하니까 삶은 원래 괴로운 것이라고만 생각했지요.
그러나 여러분은 그 괴로움의 원인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삶의 방향을 이해했다는 뜻입니다.
1년 동안 이 가르침을 접하며, 매우 뛰어난 인생의 지침이자 나침반을 얻은 것입니다.
참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Q.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