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간만에 박카스병 더덕

작성자尋山|작성시간26.05.14|조회수257 목록 댓글 22

2026.05.14. 목요일. 간만에 싹대 세개쨔리 박카스병 더덕

갈덕주를 해서 마시니 더덕이 너무 헤프다. 지난번 그리 많이 캐온 더덕도 이제 1/3밖에 안남아서 떨어지기 전에 보충해 놓고자 배낭메고 길을 나섰다.

나서기 전에 어디로 가야 캘수있는지 점을 쳐봤드니 '동쪽 ㅇㅇ으로 가라"고 해서 '가면 삼도 볼수있냐?'하고 물어봤드니 "더덕만 보고 삼은 못본다"고 한다.

해서 속으로 '97년도에 5구만 가져오고 그 자손들인 250여 뿌리의 각구를 남겨 놓은게 있는데 못본다니 말이 되는가?' 하고는 웃었다. 바야흐로 이제 29년이 흘렀으니 애가 어른이 되었을터라 약성이 붙었을 것이니 오늘은 이 녀석들을 가질려고 작심하고 길을 나섰다.

동서울터미널서 ㅇㅇ행 직행을 타고 릴릴날라하면서 가는데 목적지에 내리니 내기 남겨놓은 곳하고는 엄청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 찾아가서는 채 한시간도 못뒤지고 해가 질 판이다.

해서 할수없이 다시 점을 쳐서 목적지를 바꾸었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볼펜굴리기로 겐또(見当.けんとう, 겐토우)'를 쳐서 잘맞추었듯이 '겐또는 때로는 기적을 낳기도 한다.'
이유는 내 경험상 겐또는 언제나 기적을 일으키곤 했기 때문이다.

해서 일단 겐또로 좌표를 찍은 후 무작정 올라가기로 하고 걸어가는데 그 바로 우측산이 지난날 소나무 아래서 뜬금없이 사구를, 그리고 바위 밑에서 5구를 왕짱 캤던, 시쳇말로 무우뽑듯이 뽑았던 산이 아닌가! 해서 중간에 방향을 바꿀까 하다가 고스톱 칠때도 처음 뽑았던 패를 중간에 바꾸면 반듯이 설사나 낭패를 보듯이 뭐던지 처음 생각한게 맞는지라 기왕 가기로 했던 곳으로 초지일관(初志一貫)하기로 했다. 게다가 한번 가봤던 곳은 아무 때나 다시 가볼수있지만 처녀지는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가보겠는가.

역시 첨 생각했던게 맞았다.
바닥과 흙과 풍경 및 수종이 너무 좋아서 금방이라도 "나 여기 있어요"하면서 짜잔하고 나타날것만 같다. 그런데, 바로 앞에 나타나기는 했는데 다섯잎은 다섯잎이지만 가시가 있는 다섯잎 뿐이고 가시없는 외대 다섯잎은 안보인다. 그 대신 천씨는 어찌나 많은지 온통 천씨 밭이다. 게다가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지만 계단식 밭으로 조성되어 있고 또 그기에다 오가피.뽕나무.취. 삼지구엽초 등 각종 약초들이 자라고 있으며 옛 건물이 있었던 흔적으로 볼때 옛 화전민들이 50여 가구쯤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시오가피 새순과 취순만 조금 뜯고 다른 골로 들어갔다가 분위기 좋은 골짜기가 있어 내려갔다가 급경사를 오르는데 바로 앞에 온통 더덕이 지천이다. 해서 어미를 찾으려고 큰 나무를 잡고 고개를 쳐들었드니 바로 굵직한 더덕싹대 2개가 오리나무를 감고 올라간게 보인다.
해서 뿌리를 찾아가보니 싹대 하나가 더 있다. 결국 새끼손가락 굵기의 싹대 세개를 뻗힌, 대물이 예감되는 더덕이 떠억 버티고 서있는 것이다. 꺼집어내고 보니 근래 처음 캐보는 박카스병 사이즈의 대물 더덕이다. 게다가 그 아래는 그 자손들이 더덕밭을 이루고 있지 않는가. 그러고 보니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점괘가 아닐수없다.
신통방통이란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일 것이다.

굵은 녀석들만 건지고 그 나머진 십년후쯤 다시 보자하고선 그 일대를 수색하다 보니 생각지도 않은 뽕나무 상황이 반기는데 아직은 어려서 패스하고 건너편으로 넘어갔드니 여기는 더덕이 더 많다.
시간은 5시 반을 지나가서 해가 질려고 하는데 이 많은 더덕을 언제 다 캐겠는가?

대충 싹대가 굵은 것들만 주섬 주섬 주워 담고 마지막 차 시간에 맞추어서 내려가는데 여기는 바닥 분위기가 더 좋아서 자꾸만 발목을 잡아 당긴다.
젠장, 골프도 잘 맞지않다가 '끝나고 9 Hole 더 하라'고 꼭 다 끝나가는 마지막 15 ~ 16홀부터 잘 맞아서 갈등을 일으키게 만들듯이 이 녀석들도 똑 같다. 집에 가야는데 지금 분위가 좋으면 어쩌란 말인기? 여기서 그까이꺼 한 뿌리 챙길려고 얼쩡거리다가는 마지막 버스 놓치고나면 꼼짝없이 이 야밤에 서울까지 걸어가던지 아님 히치 하이킹을 해야는데도..

모든 일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오늘만 날이 아니니 "담에 보자"하구선 일찌감치 포기하고 내려오니 어느새 해는 서산에 걸렸고 막차는 연착으로 아직 오지를 않았단다.

원래 예정시간인 18:50이 지나고 19:00가 되니 그제서야 저 멀리 오는게 보인다.

시내 들어와서 시원한 꼬다리회냉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때우고 맛있는 카페라떼 한잔 마시고 나니 온 세상이 내 세상 같다.

고작 단돈 30,000원으로 하루를 신나게 잘 놀았으니 가히 3만원의 행복이다.
남들은 안방에 들어앉아 있을 나이 80가까이에 이 정도면 일당은 못해도 가히 신선 놀음은 했지 않았을까?

https://www.instagram.com/p/DYUcDj-EvZa/?igsh=NjdmOGRrdXVxZGI3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尋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5 감사합니다.
    늘 풍산하시고 고운날 되세요
  • 작성자곽준영 | 작성시간 26.05.15 대단하십니다..
    빳데리에..에너지에...생각하시는 마음도
    젊은이 못지 않으십니다..
    항상..안산.풍산을 기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尋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5 감사 감사합니다.
    늘 풍산하시고 고운날 되세요.

    참 에피소드 마감했나요?
    삼캐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쓰다 시간이 없어서 내버려둔게 있는데 완성시켜서 올릴까 해서요.

    늘 감사드리구요
    행복하세요.
  • 작성자심바라 | 작성시간 26.05.15 축하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尋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5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